한국거래소 지분을 보유한 증권사에 다니는 노동자들이 사측에 증권거래시간 원상회복을 위한 주주제안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31일 노동계에 따르면 사무금융노조 소속 13개 지부와 미래에셋대우노조는 이날 각 회사에 제안서를 전달했다. 한국거래소는 증권사와 금융투자협회·선물회사 34곳이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노조는 KB증권을 비롯한 11개 증권사와 금융투자협회·거래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조합원으로 두고 있다. 이들 회사가 보유한 거래소 주식은 45.12%다. 여기에 미래에셋대우를 더하면 48.8%다.

의결권 비율이 3% 이상인 주주는 12일까지 거래소에 주주제안을 할 수 있다. 거래소는 제안 내용이 상법이 정한 거부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정기주주총회에 앞서 각 주주에게 발송하는 통지서에 이를 목적사항으로 기재해야 한다.

노조는 증권거래 마감시간을 예전으로 되돌리자고 제안했다. 2016년 8월 증권거래 마감시간이 오후 3시30분으로 30분 연장됐다.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한다. 노조에 따르면 증권거래시간이 단축되지 않으면 대부분 회사들이 이를 위반할 가능성이 커진다.

노조는 “30분 연장된 증권거래시간이 유지될 경우 금융투자업계 노동자 삶의 질이 계속 악화할 뿐 아니라 사업주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주장했다.

거래소의 사외이사 5명 중 1명을 노조 추천인사 몫으로 두자는 주장도 제안서에 담겼다. 거래소의 2017년 말 누적 이익잉여금은 1조8천837억원이다. 거래소 주요 수익원은 금융투자사업자들에게 받는 거래 수수료다.

노조는 제안서에서 “거래소가 사무금융우분투재단에 100억원 이상을 일시 출연하도록 제안하라”고 촉구했다.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설립허가를 받았다. 노사 합의로 사회공헌활동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고 사업을 집행한다. 2021년까지 80억원의 사회연대기금 출연이 약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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