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아무개(94) 할머니가 별세했다. 정부에 등록된 피해 생존자는 24명으로 줄었다.

정의기억재단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28일 "피해자 이아무개 할머니께서 이날 오전 7시30분께 별세하셨다"고 밝혔다. 고인은 지난해 말부터 고령에 따른 건강 악화로 투병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1925년 태어난 고인은 열일곱 살이던 1942년 방직공장에서 퇴근하다 일본군에게 납치됐다. 이씨는 여성 10여명과 함께 강제로 배에 태워져 일본 시모노세키를 거쳐 만주로 끌려갔다. 해방은 소리 없이 찾아왔다. 그는 일본군이 보이지 않자 조선으로 귀국하기 위해 무일푼으로 인근 항구로 향했다. 조선인 선주에게 사정해 밀수선인 소금배를 얻어 타고 귀국했다고 한다.

윤미향 정의기억재단 대표는 "할머니는 피해 경험으로 얻은 죄책감과 피해의식으로 평생을 괴로워하셨다"며 "활동가들을 보면 무척이나 반가워했던 정 많은 사람이었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고인의 장례는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된다. 정의기억재단은 "아프고 고통스러운 기억, 외롭고 힘든 기억 모두 잊으시고 편안하시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