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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 핵심협약 비준 노사정 합의 사실상 불발] “공익위원, 재계 대체근로 도입·단협 연장 요구만 구체화” 한국노총 대화 중단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 재계 요구 관련 공익위원 의견 제시 … 민주노총 “독재시대 회귀 쓰레기안” 반발
▲ 지난 25일 서울 새문안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대회의실에서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한국노총 위원은 대체근로 허용 논의 시도에 반발해 회의장을 나왔다.<정기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양대 노총 위원장을 만나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은 당연하다”면서도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합의하는 취지의 입법이 중요하다”며 사회적 대화와 합의를 주문했다. 그러나 같은날 열린 경사노위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에서 한국노총은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사회적 합의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한국노총은 “사용자 추천 공익위원이 재계가 요구한 부당노동행위 삭제·대체근로 도입·단체협약 유효기간 4년으로 연장·직장내 쟁의행위 금지와 같은 국제노동기준과 무관한 사항을 구체화하며 공익위원안에 담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28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논의하는 민주노총도 “독재시대 회귀 쓰레기안”이라고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29일 열리는 간사단회의와 31일 전체회의에도 불참한다. 조만간 긴급상임집행위원회를 열고 '사회적 대화 중단' 여부를 논의한다.

한국노총 “경사노위 논의 재계 편향적” 회의 30분 만에 퇴장

27일 양대 노총과 경사노위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열린 경사노위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 전체회의에서 재계가 요구한 단체교섭 및 쟁의행위 관련 주요 쟁점에 대한 공익위원 의견이 제시됐다. 재계는 대체근로 전면허용과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폐지·파업시 사업장 점거금지·단협 유효기간 확대·쟁의행위 찬반투표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재계 추천 공익위원은 여기에 더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유니언숍 조항 삭제와 노조 부당노동행위 신설 등을 법 개정방향으로 내놨다.

한국노총 소속 노동자위원들은 “경사노위가 재계에서 국제노동기준과 무관한 사항을 받아 논의 진행을 시도하며 공익위원안에 담으려 한다”고 지적하며 회의 시작 30분 만에 회의장을 빠져나왔다. 한국노총은 “ILO 기본협약 비준과 이에 부합하는 노조법 전면개정 문제는 사용자측이 주장하는 노동법 개악사안과 협상할 대상이 아니다”며 “사회적 대화 중단을 경고할 수밖에 없으며 1월 말 긴급상집을 열어 사회적 대화 중단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동자위원으로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재계가 주장하지도 않은 내용을 공익위원이 의견에 담아 제출했다”며 “22일 회의에서 노동계 요구에 대한 공익위원 의견이 제시됐지만 단협 효력 확대 같은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의견을 내지 않는 등 재계 편향적으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본부장은 “ILO 기본협약과 무관한 재계의 숙원과제를 해결해 주려는 것도 모자라 노조법 개악을 논의에 부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재계 요구를 받아안은 공익위원 의견을 논의하는 자리에 참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26일 열린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주요 의제로 다루는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에도 불참했다.

경사노위 2월 초 공익위원안 전체회의 상정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양대 노총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히며 사회적 합의를 강조했다. 그러나 노사정 합의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사노위는 29일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 간사단회의를 열고 노사가 제시한 의제목록을 압축한다. 31일 전체회의에서 간사단회의에서 선정된 의제를 논의한 뒤 다음달 초 공익위원 합의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해 논의 결과를 발표한다. 한국노총은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는 물론 노동시간제도개선위 회의도 보이콧한 상태다.

민주노총 역시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 논의와 관련해 “사용자 추천 공익위원들이 어처구니없는 퇴행적 개정안을 발표했다”며 “ILO 단결권·단체교섭에 관한 협약과 ILO 결사의자유위원회가 개선을 요구한 사항은 누락한 반면 사용자단체가 요구한 개악안만 반영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만에 하나라도 정상적인 노조활동을 탄압하고 독재시대로 회귀하자는 쓰레기안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논의한다면 이는 민주노총과 전면전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사노위는 “25일 발표된 안은 공익위원 초안이 아니며 공익위원안은 논의된 바도 없다”고 해명했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22일 회의에서 노동계가 추천한 공익위원 의견을 청취한 데 이은 절차적 과정으로서 경영계가 추천한 공익위원 의견을 청취했다”며 “노동존중 사회 구축과 ILO 기본협약 비준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영  ley141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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