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던전앤파이터로 유명한 네오플에서 게임업계 고질병인 공짜 야근과 잦은 조직해체에 따른 고용불안이 사라진다.

23일 화학섬유식품노조와 넥슨지회에 따르면 최근 넥슨 계열사인 네오플 노사가 포괄임금제 폐지와 조직해체 이후 전환배치 내용을 담은 단체협약에 잠정합의했다. 노사는 △포괄임금제 폐지 △조직해체 등으로 인한 전환배치 방안 마련 △유연근무제도 개선 △복리후생 및 모성보호 확대 △노조활동 보장 등 90여개 조항에 합의했다.

포괄임금제 폐지는 게임업계 노동자들의 숙원이다. 포괄임금제는 실제 일한 시간과 상관없이 근로계약시 미리 정한 일정액의 시간외수당을 급여에 포함시켜 지급하는 제도다.

게임업계에서는 신규게임 출시를 앞두고 특정기간에 쥐어짜듯 노동시간을 늘리는 '크런치모드' 관행 탓에 포괄임금제를 도입하고 있다. 네오플의 경우 연장근무 36시간, 야간근무 10시간, 휴일근무 4시간이 포괄임금제에 포함돼 있었다. 이번 합의로 네오플은 연봉삭감 없이 기존 포괄임금에 포함됐던 연장·야간·휴일근무에 대한 고정연장수당을 기본급에 산입한다. 상반기 시스템 변경을 끝내고 8월부터 시행한다.

이른바 '팀 폭파'로 불리는 잦은 조직해체에 따른 게임업계 고용불안 문제도 개선될 전망이다. 임영국 노조 사무처장은 "게임업체에서는 팀별로 프로젝트 개발을 경쟁시키다가 팀을 폭파하는 경우가 많다"며 "팀이 폭파되면 사내 다른 팀을 대상으로 구직을 시도해야 하고, 받아 주지 않으면 대기발령됐다가 사직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사는 조직이 해체됐을 때 2개월 안에 노조와 협의를 거쳐 전환배치를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사업장이 제주도에 위치한 특수성을 고려해 사업장 이전시 1년 전에 직원들에게 통보하고, 이전 절차를 노조와 협의하기로 했다.

노사는 잠정합의안이 24~25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되면 30일 조인식을 연다. 임영국 사무처장은 "게임업계 최초 단체협약일 뿐 아니라 지난해 노조설립 바람이 거셌던 IT업계 신생노조 중 첫 단체협약 체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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