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을 찾았다.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첫 방문이다. 홍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양대 지침 폐기와 최저임금 인상·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한국노총과 함께했다"며 "그럼에도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았고, 노동계 기대에 못 미치는 것도 잘 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하는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지만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이날 한국노총과 더불어민주당이 신년간담회를 했다. 김주영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이후 의미 있는 조치를 했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 줄 것으로 기대했다"며 "그런데 경제단체 목소리에 묻혀서 노동계 현안은 답보상태"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최저임금과 노동시간단축, 비정규직 정규직화 노동 3종 세트는 출발은 원만했는데 지금은 여러모로 엉켜 있는 상태"라며 "탄력근로제 확대 요구로 노동시간단축은 무력화 직전이고,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은 노노갈등으로 비화되고,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기업 지불능력·고용구조같이 노동계가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를 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여당이 성의와 열정을 가지고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사노위에서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지기를 기대했지만 한국노총은 "경사노위에서 과연 제대로 잘 풀릴 것인가 하는 고민도 있다"며 회의감을 드러냈다. 한국노총은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탄력근로제 등을 논의하는 경사노위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에서 사용자측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논의가 진척되지 않는다는 불만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정애 의원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사회적 대화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만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2월 임시국회 전까지 합의가 되지 않으면 공익위원 안으로 넘어올 수밖에 없는데 그런 점까지 고려해서 입법절차를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노총은 간담회 앞서 미리 전달한 정책요구안을 통해 2017년 대선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맺은 정책연대협약 이행을 주문했다. 주요 노동과제와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고용안정방안과 불법카풀 문제 해결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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