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기사보기 다음 기사보기 2024-04-26 어떤 만남 바로가기 복사하기 본문 글씨 줄이기 본문 글씨 키우기 스크롤 이동 상태바 포토뉴스 어떤 만남 기자명 정기훈 입력 2019.01.18 08:00 댓글 0 다른 공유 찾기 바로가기 본문 글씨 키우기 본문 글씨 줄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페이스북(으)로 기사보내기 트위터(으)로 기사보내기 카카오스토리(으)로 기사보내기 URL복사(으)로 기사보내기 닫기 ▲ 정기훈 기자길에서 팻말 든 사람들은 장갑 없이 맨손이다. 할 말이 끓어넘쳐 손이 붉다. 종종 떨린다. 손끝 아린 겨울 한복판에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또 누구나의 봄을 기다린다. 자식 잃은 엄마는 딸아이 앞세운 백발의 아빠를 만나 손 맞잡았다. 비로소 엷게 웃었다. 딸아이 휠체어 밀던 엄마를 만나 부둥켜안았고, 부르튼 입술 걱정을 나눴다. 앞서 세월을 견딘 노란색 점퍼 차림 아빠를 만나 말없이 말을 나눴다. 한자리에 모여 그들은 언젠가의 참담한 죽음과 상처를 복기했다. 얼음처럼 거기 서서 온기를 나눴다. 기자를 만나 그저 토해 내듯 말하고 또 말하기를 계속했다. 누구도 눈물 흘리지 않았다. 물줄기 멈춘 분수대 앞자리가 겨우내 분주하다. 거기 만남의 장이다. 장례를 치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눈 감은 엄마가 겨우 말했다. 정기훈 photo@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 공유 이메일 기사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닫기 기사 댓글 0 댓글 접기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댓글 내용입력 비회원 로그인 이름 비밀번호 댓글 내용입력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회원 로그인 비회원 글쓰기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로그인 옵션 창닫기
▲ 정기훈 기자길에서 팻말 든 사람들은 장갑 없이 맨손이다. 할 말이 끓어넘쳐 손이 붉다. 종종 떨린다. 손끝 아린 겨울 한복판에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또 누구나의 봄을 기다린다. 자식 잃은 엄마는 딸아이 앞세운 백발의 아빠를 만나 손 맞잡았다. 비로소 엷게 웃었다. 딸아이 휠체어 밀던 엄마를 만나 부둥켜안았고, 부르튼 입술 걱정을 나눴다. 앞서 세월을 견딘 노란색 점퍼 차림 아빠를 만나 말없이 말을 나눴다. 한자리에 모여 그들은 언젠가의 참담한 죽음과 상처를 복기했다. 얼음처럼 거기 서서 온기를 나눴다. 기자를 만나 그저 토해 내듯 말하고 또 말하기를 계속했다. 누구도 눈물 흘리지 않았다. 물줄기 멈춘 분수대 앞자리가 겨우내 분주하다. 거기 만남의 장이다. 장례를 치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눈 감은 엄마가 겨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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