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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 노동자 10명 중 2명 “최근 자살 생각했다”인권위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 발표 … 지회 “인권위, 버스 떠난 뒤 손 흔드나”

유성기업 노동자 10명 중 6명이 일상에서 스트레스가 상당하고, 10명 중 2명은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자살을 생각해 봤다는 노동자는 23명이고, 6명은 자살 시도를 한 경험이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장기간 노사분쟁으로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이 심각한 수준이어서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지난 11일 표명했다. 인권위는 유성기업이 사업장 내 복수노조 간 처우를 달리하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유성기업 복수노조 간 차별시정 권고”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인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아산지회는 2011년 사측이 기업노조를 설립한 뒤 일상적인 차별처우를 겪었다. 사측은 지회와의 교섭을 거부·해태하고 지회 조합원에게만 징계와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지회 조합원들은 잔업·특근에서 배제되고 임금이 삭감되거나 진급에서 탈락했다. 사측은 이런 식으로 각종 근로조건과 인사·복무에서 두 노조 조합원을 차별했다.

지회는 인권위에 “지회 조합원을 지속적이고 광범위하게 차별한 결과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며 “뿐만 아니라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같은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자살에 이르는 등 심각한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사측은 “지회가 비타협적 태도로 파업·태업 등 집단행동을 지속해서 노사 간 협상이 타결되지 못해 단체협약 갱신에 따른 처우개선이 이뤄지지 못한 것뿐”이라며 “다른 노조와 차별한 것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인권위 판단은 사측 주장과 달랐다. 인권위는 “유성기업이 잔업·특근 부여와 연장근로수당 지급시 지회 조합원을 배제했다”며 “파업 없이 협상을 타결한 노조 조합원에게만 무분규 타결금을 지급한 것은 노조 소속을 이유로 한 차별행위로 합리적 이유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우울증 등 정신적 질환 징후 ‘고위험’

인권위가 조사해 보니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정신건강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인권위는 2017년 8월 유성기업 아산·영동공장 노동자(지회·기업노조·3노조 조합원과 비조합원 포함) 433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했다.

응답자의 61.8%가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고 밝혔다. 이 중 72.0%는 지회 조합원이었다. “최근 5년간 음주가 늘었다”고 응답한 노동자는 49.9%(지회 조합원 61.4%),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해 봤다”는 노동자는 18.4%(지회 조합원 24.0%)였다. “배우자·연인과의 관계가 악화했다”(53.3%·지회 조합원 67.3%)거나 “친구·동료와의 관계가 악화했다”(74.5%·지회 조합원 82.3%)는 응답이 많았다.<표1 참조>

설문조사 응답자 중 91명이 정신적 질환 징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징후(59명)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징후(32명) 등 정신적 건강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분류됐다. 이 중 지회 조합원이 각각 43명(72.9%)과 25명(78.1%)으로 월등히 많았다.<표2 참조>

특히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징후자 중 “자살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봤다”는 노동자는 23명이나 됐고, “자살을 시도해 봤다”는 노동자 6명이 확인됐다. 정신적 질환 징후자에 대한 개별상담 결과 12명(지회 조합원 9명)이 정신건강 고위험군으로 판단됐다.

인권위 “처리지연 사과”

인권위는 “유성기업 사태가 지회 조합원 건강상태를 크게 악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소속 노조와 상관없이 많은 노동자가 광범위한 정신적 피해를 입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유성기업 사태 해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유성기업은 지회에 대한 과도한 적대행위를 자제하고 대화·협상을 위한 전향적 입장표명 등 갈등 치유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고용노동부와 충청남도는 유성기업 사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중재 노력과 피해 노동자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권위는 지회 진정사건 처리가 늦어진 데 사과했다. 인권위는 “해당 사건 처리가 장기간 지연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사과한다”며 “앞으로 진정사건이 지연 처리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성민 유성영동지회 사무장은 13일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인권위 결과 발표는 버스가 지나 간 뒤 손을 흔드는 격으로 아쉬움이 많다”며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의 경우는 지회 조합원의 피해가 훨씬 큰 것은 물론 전체 노동자가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인권위 권고와 조사 결과를 종합 검토해서 공식 입장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국가인권위원회 ‘유성기업 노조 차별 시정권고’ 관련 반론보도문

본지는 2019년 1월14일자 노사관계면 등 3개 보도에서 유성기업의 노동자 차별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시정권고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유성기업㈜은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이 관련 법을 위반했고, 유성기업 내 우울증 고위험군 비율은 2.7%에 불과해 정부 발표 기준에 미달한다는 등의 이유로 행정심판을 제기했으며, 이에 따라 노조원 차별 여부는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연윤정  yjyo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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