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 한 간호사가 지난 5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병원 내 괴롭힘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노동계에 따르면 서아무개(29세)씨가 지난 5일 자택에서 링거를 맞은 채 숨져 있는 것을 가족들이 발견했다. 사인은 약물 과다투여다. 고인의 유서에는 ‘같은 병원 사람들은 조문도 받지 마라’고 써 있었다. 고인은 2013년 서울의료원에 입사해 병동에서 5년간 근무했다. 지난해 12월18일 간호행정부서로 옮긴 후 부정적인 근무 분위기와 본인에게 정신적 압박을 주는 부서원들의 행동에 힘들어하며 지인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새서울의료원분회는 고인과 유가족의 억울함을 풀어 줄 수 있는 진상조사와 이에 따른 후속대책을 요구했다. 특히 고인의 부서이동이 결정된 과정부터 부서이동 후 간호행정부서에서 있었던 상황들과 고인 사망 후 의료원측의 부적절한 대응이 모두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의료원측은 발인 날인 지난 8일 “고인이 출근하지 않는다”고 유족에게 전화를 해 물의를 빚었다. 서울의료원 부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가 '셀프 조사'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진상조사를 맡기로 했다.

한편 의료노련은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지난해 2월 서울아산병원에서 한 간호사가 목숨을 끊으며 태움 문화가 도마에 오른 지 1년 만에 또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사건이 발생했다"며 "어떠한 경우라도 반인권적 직장문화가 발생해서도, 용납돼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연맹은 "홀로 아파하다 세상을 등진 조합원에게 깊은 애도를 전한다"며 "가해자 처벌과 재발방지책 마련, 고인에 대한 책임 있는 사측의 사과를 촉구하며 모든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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