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청년 비정규 노동자 고 김용균씨 사망사고 이후 고용노동부가 작업중지명령을 내린 태안 화력발전소 9·10호기의 부분 작업중지 해제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은 탄을 보관하는 옥내 저탄장 자연발화 위험을 이유로 부분 작업중지 해제를 요구하는 반면 노동계는 작업중지에 초점을 둘 게 아니라 자연발화와 가스 배출 등 총체적 안전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3일 오후 충남 태안군 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 회의실에서 옥내 저탄장 작업허가요청에 대한 타당성 검토 전문가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노동부가 내부 논의를 거쳐 4일께 작업중지 부분해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위험한 작업현장에서 고 김용균씨의 동료인 하청노동자들이 목숨을 내놓고 일하라고 강제하는 행위”라며 “노동부와 원청은 자연발화 발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당사자인 현장 노동자들을 배제한 채 논의를 진행했다”고 반발했다.

작업허가 요청에 대한 타당성 검토 회의는 지난달 31일 안전보건공단·노동부, 관련 분야 전문가, 서부발전 관계자 등 15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당일 회의 사실을 알게 된 시민대책위가 이의를 제기하자 회의를 나흘 뒤로 연기했다. 노조측 현장 노동자 5명이 회의 참가자 명단에 추가됐다.

서부발전이 9·10호기를 담당하는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에 보낸 “관할관서의 긴급작업 허용시 상탄기 및 컨베이어벨트 등의 운전이 필요하므로 귀사의 운전원이 투입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은 지난달 28일 시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부발전이 작업재개를 예상했다는 방증이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과거에도 자연발화가 잦았지만 원청이 대응하지 않았는데 지금에 와서 대형화재 가능성을 확대 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태성 발전비정규직 연대회의 간사는 “노조는 유가족 요청으로 1~8호기도 당장 멈추고 안전이 확보된 다음에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일방적으로 부분 작업허가까지 추진하고 있다”며 “발전사·노동부가 노조·노동자와 제대로 협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대책위는 5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김용균 범국민 추모제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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