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충남지역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지역 인권단체가 충청남도에 사고 예방책과 안전조치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달 11일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고 김용균씨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사망한 데 이어 같은달 26일 예산군 예당일반산업단지에서 20대 청년노동자가 협착 사고로 사망했다. 다음날인 27일 아산시 둔포면에서 40대 노동자가 기계 협착사고로 숨졌고 30일에는 우울증 고위험군 판정을 받은 유성기업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은 2일 오전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의 죽음은 우연한 사고가 아닌 사고 예방과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기업에 의해 벌어진 범죄이자 사회적 타살”이라며 “지방정부가 일터 안전을 위한 대책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 조합원이자 고 김용균씨와 함께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일한 김경진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고현장인 9~10호기는 멈춰 있지만 더 위험한 1~8호기 컨베이어벨트는 여전히 가동 중”이라며 “하청노동자들은 오늘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족이 애를 많이 써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그를 죽음에 이르게 했던 현장은 개정법을 적용해도 도급금지 대상이 아니다”며 “또 다른 용균이가 또 다른 현장에서 새까만 석탄으로 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충남도민 인권선언문 11조에 따르면 충남도민은 차별 없이 공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노동할 권리와 실업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충청남도는 도민의 고용안정과 적정한 임금보장, 노동조건 개선의 책임을 진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도민들이 어떤 조건에서 일하는지 산업재해 사고 발생과 유형을 조사하고 실태를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일하다가 다치거나 죽는 사람이 없는 지역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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