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노조 신한생명보험지부(지부장 유정식)가 차기 대표이사로 낙점된 정문국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옛 ING생명보험) 대표의 내정 철회를 요구했다. 구조조정 전문가로 알려진 정 대표가 임명될 경우 고용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일 지부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해 12월21일 정 대표를 신한생명 대표로 내정했다. 정 대표는 생명보험업계에서 구조조정 전문가로 악명이 높다. 그는 알리안츠생명보험(현 에이비엘생명보험)·에이스생명보험(현 처브라이프생명보험)·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에서 대표를 역임했다. 재직 중 경영능력보다 구조조정으로 이름을 떨쳤다.

알리안츠생명 대표 재직 중 성과급제 도입과 구조조정을 추진하자 알리안츠생명노조(현 ABL생명노조)는 2008년 노조설립 48년 만에 처음으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회사는 파업 참가자 160여명을 해고하며 대응했고 파업은 234일이나 이어졌다.

2013~2014년 에이스생명 재직 중 인원 10%가량을 축소한 그는 2014년 ING생명보험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에서도 곧바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당시 1천여명이던 직원은 최근 750여명으로 줄었다.

유정식 지부장은 "정 대표는 가는 곳마다 혹독한 구조조정 발자취를 남겼다"며 "사람의 생명을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생명보험업에서 구조조정 전문가를 대표로 선임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부는 2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대표의 신한생명보험 대표 내정 철회를 요구한다.

한편 신한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생명 인수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 9월 오렌지라이프생명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해 11월 금융위원회에 자회사 편입신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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