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는 전환채용 절차 중 임직원 면접 결과에서 불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지난달 28일 한국정보화진흥원으로부터 이 같은 문자메시지를 받은 황소라 공공운수노조 KT지부 손말이음센터지회장은 1일부터 실업자가 됐다. 손말이음센터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중계사 34명 중 최종합격자는 절반인 18명에 그친다. 노조 지회장과 사무국장이 3차 면접에서 탈락한 데다, 10년 넘게 일한 베테랑 중계사가 불합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회는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화가 비정규직 대량해고로 둔갑했다”며 “간접고용이었지만 수년간 열심히 일하던 중계사들을 새해 벽두부터 실업자를 만든 명백한 채용사기”라고 반발했다.

정보화진흥원 손말이음센터는 전화통화가 어려운 청각·언어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소통할 수 있도록 수어통역과 문자중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정보화진흥원은 센터를 개소한 2005년부터 외주에 위탁해 운영했다. 정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정보화진흥원이 센터를 직접운영하고 중계사들을 직접고용하기로 했다.

원청인 정보화진흥원은 중계사들에게 3단계에 걸친 전환시험을 요구했다. 지회는 “진흥원이 기존 인원을 탈락시키기 위한 게 아니라고 노조를 설득했다”며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라는 말을 믿었다”고 주장했다.

불합격 통보 문자를 받은 날 오전 황소라 지회장은 과기부 장관 표창자로 선정됐다는 문자를 받았다. 악성 민원인 응대 매뉴얼을 만들고 센터 운영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황 지회장은 “과기부에서 우편을 통해 표창을 보냈다고 했는데 직접 받아 보기도 전에 해고자가 됐다”며 “부당해고를 받아들일 수 없어 불합리한 채용절차 무효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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