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개항에 맞춰 용역업체에 입사했던 노동자 3천여명이 고용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1일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에 따르면 2017년 12월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사·전문가협의회 합의문에는 기존 노동자를 전환채용하기로 했다. 별도회사(자회사) 고용대상 노동자를 전환채용하기로 했다. 직접고용 관리직 이상만 경쟁채용하도록 했다.

그런데 1년 뒤인 지난달 26일 체결된 2기 노·사·전문가협의회 합의문에는 2017년 5월12일 이후 입사한 노동자는 경쟁채용한다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업무특성과 운영영향을 고려한다는 기준이 들어갔다. 이와 관련해 공사측은 “불공정 채용 시비를 원천 차단하고 공평한 입사기회 제공을 위해 정규직 전환 발표 이후 입사자는 경쟁채용한다”고 설명했다.

지부는 지난달 31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합의를 어긴 2기 합의안 때문에 당사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는 2017년 5월12일 이후 입사한 노동자 30여명이 참석했다. 특수경비 노동자 A씨는 인천공항에서 2터미널 개항 때문에 사람을 구한다는 고용노동부 고용센터 문자를 받고 2017년 5월 ㄴ용역업체에 지원해 합격했다. 같은해 8월 입사해 현재까지 1년6개월째 일하고 있다. A씨는 “1년반 동안 내가 이곳에서 한 일은 대체 뭐냐”며 “일하는 중간에 다시 시험을 쳐서 탈락할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지금까지 버틸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11월 입사한 시설유지 분야 노동자 B씨는 “아이가 셋인데 만약 경쟁채용에서 떨어지면 우리 다섯 식구는 어떻게 되는 거냐”며 “대통령은 좀 살 만한 세상을 만들려고 했겠지만 지금 나와 동료들은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했다. 지부는 청와대에 전환채용을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한편 지부는 지난달 26일 체결한 2기 노·사·전문가협의회 합의 철회를 요구하며 27일부터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앞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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