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14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와 아시아나항공노조 공동주관으로 열린 ‘함께 가자 갑질 격파 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갑질 총수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정기훈 기자>
올해도 ‘직장갑질’이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을 비롯해 대한항공·아시아나 오너들의 갑질이 폭로됐다.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직장갑질을 당했다는 증언이 줄 이었다. 대한민국 일터는 ‘갑질왕국’이라는 한탄 섞인 비아냥이 나온다.

양진호 회장은 “갑질 끝판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행동이 엽기적이고 끔직했다. 그는 전직 직원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영상을 찍어 피해자를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다. 직원 워크숍에서는 살아 있는 닭을 석궁으로 쏘게 하거나 일본도를 휘두르게 했다.

2014년 당시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회항’으로 직장갑질의 ‘갑’으로 떠올랐던 대한항공. 올해도 그 오너 일가는 갑질로 이름을 장식했다. 이번에는 그의 동생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던지기(물벼락) 갑질이 발단이 됐다. 그들의 어머니 이명희씨 갑질 동영상도 파장을 일으켰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사태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갑질과 비리가 폭로됐다. 특히 하청업체에 대한 불공정 거래 의혹과 이로 인한 하청업체 대표의 죽음은 국민의 공분을 불렀다.

직장갑질119가 올해 7월1일부터 12월22일까지 6개월 동안 이메일로 받은 직장갑질 제보는 1천403건이나 된다. 폭행·폭언·괴롭힘·잡일 강요가 여전했다. 국회는 27일 본회의에서 직장내 괴롭힘 금지를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갑질왕국’ 불명예를 벗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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