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사무금융노조 1호 해고자'였던 이남현(46·사진) 전 대신증권지부장이 해고 38개월 만에 영업점으로 돌아간다.

이남현 전 지부장은 27일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생각으로 복직투쟁을 했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지난 26일 이남현 전 지부장을 복직시키고 평촌지점에 발령했다. 이 전 지부장은 내년 1월2일 출근한다.

이 전 지부장은 대신증권 무노조 경영 53년의 종식을 알린 인물이다. 2011년 대신증권이 창조컨설팅에 의뢰해 저성과자 상시퇴출 프로그램인 '전략적 성과관리 체계'를 도입했을 때, 기본교육 프로그램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전략적 성과관리 프로그램 대상자들이 받는 고통을 보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2014년 1월 노조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 전 지부장은 이후 국회토론회에서 전략적 성과관리 체계를 폭로하고, 컨설팅에 따라 회사가 상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신증권은 2015년 10월27일 회사 명예를 훼손하고 기밀문서를 유출했다는 혐의로 이 전 지부장을 해고했다. 3년의 법정투쟁이 시작됐다. 노동위원회에 이어 1·2심 재판부까지 부당해고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대법원은 서울고법으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서울고법은 올해 4월13일 파기환송심에서 이 전 지부장에 대한 부당해고를 인정했다. 이어 대법원이 심리불속행 판결로 부당해고를 확정했고, 지난달 중앙노동위원회가 복직 판정을 내리면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이 전 지부장은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고 털어놨다. 노사관계가 속 시원하게 풀리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노조 설립 4년8개월 만에 회사와 첫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했지만 회사는 당시 합의한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시간과 시설지원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그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면서도 "제 복직이 작은 선례가 돼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오병화 대신증권지부장은 "이남현 전 지부장의 복직은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와 노조파괴에 맞선 끈질긴 투쟁이 승리했다는 의미"라며 "앞으로 노동을 존중하는 발전적 노사관계를 정립하고, 조합원과 직원들의 근로조건 개선과 생존권을 보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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