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자은 기자
“비정규직이 봉이냐? 해마다 인원감축, 더는 못 참는다.”

“학교가 책임지고 구조조정 철회하라.”

서울시내 대학에서 일하는 청소·경비 비정규 노동자들이 이 같은 구호를 외쳤다. 올해도 정년퇴직자 자리를 채우지 않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는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서 집단교섭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연세대·이화여대·홍익대·인덕대·중앙대·동덕여대·숙명여대 등에서 조합원 400여명이 참석했다.

지부는 올해 10월 12개 사업장 17개 용역업체와 집단교섭을 시작했다. 주요 요구는 구조조정 중단과 생활임금 보장·휴게공간 개선이다. 이달 4일까지 6차례 교섭을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쟁의조정은 21일 중지됐다. 지부가 19일부터 21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한 결과 조합원 87.9%가 투표에 참여해 94.1%가 찬성했다.

학생회관 앞에서 시작한 결의대회는 연세대 총무팀이 있는 건물 안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정년퇴직자 자리를 단시간 알바로 대체하려다 빈축을 산 연세대가 또다시 구조조정을 시도해 조합원 반발이 컸다. 연세대는 이달 말일에 정년퇴직자가 발생해 빈자리가 나는 청소 16명, 경비 16명, 주차 2명 가운데 청소노동자 8명만 채우고 나머지 자리는 비워 두겠다는 입장이다.

김현옥 지부 연세대분회 부분회장은 “학교 총무팀이 유동인구가 적고 강의실이 없는 건물은 관리인력을 두지 않겠다는데 이 조건을 충족하는 총장실이 있는 본관은 그대로 둔다”며 “학교측의 비용절감 피해는 청소·경비 노동자들과 학생들이 떠안아야 하느냐”고 반발했다. 유현준 부분회장도 “건물 지을 돈은 많은데 건물을 청소하고 관리하는 노동자에게 지급할 돈은 없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지부는 “용역회사를 앞세워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 원청이 더 많은 인원감축과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며 “구조조정을 시도하는 홍익대를 포함해 학내에서 캠페인을 통해 구조조정을 알려 나가고 원청을 상대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부를 포함한 15개 노동·시민·사회·학생단체는 대학 청소·경비노동자 감축에 반대하는 국민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http://bit.ly/빗자루수비대)에서 서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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