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성탄절인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박노해 시인의 <그 겨울의 시> 중 일부를 담은 성탄메시지를 내놓았다.

그가 인용한 시구는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 할머니는 이불 속에서/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 죽지 않을랑가/ 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었네”다.

문 대통령은 “성탄절 아침, 우리 마음에 담긴 예수님의 따뜻함을 생각한다”며 “애틋한 할머니의 마음이 예수님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의 행복이 모두의 행복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올린 메시지에는 지난 9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서 선물받은 풍산개 곰이가 낳은 새끼 여섯 마리가 목도리를 두른 사진도 실렸다. 소외되고 가난한 이웃을 돌아보는 한편 한반도 평화를 담은 메시지로 풀이된다.

정치권도 성탄메시지를 잇따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예수님의 특별한 사랑과 희생을 기억하며 더불어 행복한 사회, 더불어 평화로운 한반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대통령이라면 국민 모두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 되길 바라야 하는 것 아니냐는 국민의 울분 섞인 목소리에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은 어떤 답을 할 것이냐”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올해 이어진 안타까운 사고를 언급하며 사람이 안전하고 존중받는 사회를 희망했다. 바른미래당은 “고 윤창호씨와 고 김용균씨의 꿈이 음주운전 차량 걱정 없이 걸어 다닐 수 있는 거리,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평화당은 “강릉 펜션 참사·파인텍 노동자·김용균님 가족 등 성탄절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빛이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2018년 예수가 한국 땅에 온다면 마구간이 아니라 409일째 농성을 하고 있는 굴뚝이 아닐까”라며 “있는 자에게만이 아닌 없는 자에게도 메리 크리스마스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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