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 노동자들이 병원 설립 60년 만에 처음으로 쟁의행위에 들어갔다.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는 19일 오전 7시 파업을 선언하고 인천 남동구 가천대길병원 본관 로비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노사는 8월부터 이달 18일까지 18차례 교섭을 했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 조정기한을 하루 연장하고 19일 새벽까지 마주 앉았지만 인력확충과 임금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같은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부는 의료인력 확충을 통한 노동조건 개선과 의료 질 향상을 요구하고 있다. 다른 상급종합병원처럼 간호등급을 1~2등급으로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인력확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병원측은 현재 3등급인 간호등급을 한 등급 상향하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182병상으로 확대하는 데 590명의 인력이 필요하다는 추정치를 내놨지만 인력충원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임금인상과 관련해서도 노조는 15% 인상률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4.8% 인상률로 맞서고 있다.

지부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이길여 설립자가 나서야 문제가 해결된다"며 "수차례 교섭에도 진전이 없는 이유는 병원 경영진이 아무런 힘이 없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박민숙 노조 부위원장은 "가천대길병원의 지난 3년간 당기순이익은 1천151억원이고, 2017년 현재 보유한 현금과 예금(단기금융상품보유액)만 707억원"이라며 "인천시민에게는 과잉진료로, 노동자들에게는 저임금 착취로 벌어들인 돈"이라고 말했다.

이길여 설립자가 이번 사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1958년 이길여 산부인과로 시작해 현재는 17개 건물이 줄지어 있는 일명 길타운에 1천400개 병상을 가진 빅5 상급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며 "이런 성장 배경에는 직원들의 헌신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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