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2대 주주인 산업은행 동의를 얻어 법인 분리 방침을 확정하자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18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19일 조합원 전체가 참여하는 시한부파업을 결정했다. 전반조는 오전 11시40분부터 오후 3시40분까지, 후반조는 오후 8시20분부터 4시간 동안 파업한다.

한국지엠과 지엠, 산업은행은 이날 오전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를 연달아 열고 생산법인과 연구개발법인을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산업은행은 기존 반대에서 찬성으로 입장을 번복했다. 산업은행은 “검토 결과 한국지엠과 신설 연구법인의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등 수익성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기업가치가 증가하는 것은 물론 한국지엠의 부채비율이 개선돼 재무안정성이 강화되는 측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산업은행이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법인 분리와 관련한 법적 문제가 해소됐다. 서울고법은 산업은행의 반대와 관련해 "한국지엠 법인 분리 결정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며 효력정지 판결을 내렸다.

산업은행의 법인 분리 찬성을 이끌어 낸 것은 정부·여당과 베리 앵글 지엠 해외사업부문 사장이다. 베리 앵글 사장은 이달 초 비밀리에 한국을 찾아 여당 주요 인사와 산업통상자원부·기획재정부 관계자를 만났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몇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노동자들과는 대화하지 않았다.

지난 17일 오후 지부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이동걸 회장·관계부처 차관들이 참석하는 법인 분리 관련 대책회의가 예정돼 있었는데 돌연 취소됐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법인 분리가 결정됐다. 한국지엠은 주주총회가 열린 시간과 장소를 공개하지 않았다.

지부는 "문재인 정부가 주창하던 노동존중은 오간 데 없이 노조가 배제된 채 일방적으로 강행된 주주총회와 법인분리를 인정할 수 없다"며 "최후의 수단인 총파업을 포함한 강도 높은 투쟁으로 법인 분리에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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