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용역노동자들의 반대에도 정규직 전환 협의기구 회의에 자회사 설립안건을 상정했다. 자회사 설립안건을 표결하는 날 협의기구 위원 18명 중 용역노동자 대표 4명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은행측은 불참자들의 의견을 서면으로 받은 뒤 의결 결과를 확정할 계획이다.

13일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는 “당사자들이 요구하는 직접고용 방식에 대해 은행측은 검토조차 하지 않고 결국 자회사로 마무리지었다”며 “이미 자회사 방식으로 운영되는 회사를 다시 자회사로 바꾸는 것을 정규직 전환이라고 떠드는 사기극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은행측은 지난 12일 오후 정규직 전환 협의기구 회의를 열어 자회사 설립안건을 투표에 부쳤다. 산업은행이 100% 출자한 자회사를 신설하는 안건과 정년·처우·인사규정 등 자회사 인사관리방안이 상정됐다. 은행측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용역노동자 대표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신 위원들의 의견을 요청드린다”며 “해당 결과를 반영해 14일 최종 의결 결과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부는 “투표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결과는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며 “위원 18명 중 은행 사측이 6명, 은행과 거래하거나 자문관계에 있는 전문가 4명으로 이미 과반이 된다”고 밝혔다.

용역업체 두레비즈는 산업은행 임직원 모임인 행우회가 100%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산업은행은 2010년 기획재정부에 두레비즈와 수의계약 허가를 신청했다. 신청사유로 “행우회 출자회사(두레비즈)는 자회사와 동일 수준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 주장에 따르면 과거부터 자회사 관계인데, 기존 자회사에서 신설 자회사로 이동하는 것이 정규직 전환이 맞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부는 은행뿐만 아니라 자회사 설립 인허가 권한이 있는 금융위원회를 대상으로 투쟁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