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 김동만)이 국가기술자격검정 부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내부개선과 대국민 인식개선에 나선다. 공단은 12일 오전 울산 중구 공단 본부에서 김동만 이사장 주재로 검정업무를 담당하는 24개 지부·지사 기관장과 본부 실장급 간부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같이 결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치러진 국가기술자격인 전기기능장 실기시험에서 출제위원·관리위원·학원장·수험생·인터넷 카페 운영자 등 74명이 가담한 조직적 부정행위가 드러나 3명이 구속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시험장 관리위원이 시험지를 빼내 전기학원 원장에게 전달하고 인터넷 카페운영자는 미리 개설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정답을 게시해 수험생들이 볼 수 있게 했다. 당시 익명제보자로부터 시험부정 제보를 받은 공단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공단은 노동부와 함께 TF팀을 구성해 출제·운영 업무 전반을 재검토하고 부정방지대책을 마련했다. 전기기능장·이용장·제과기능장 등 6개 종목을 특별관리종목으로 지정해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신분증 미지참자는 퇴실시키거나 무효 처리하고, 휴대전화·스마트워치 같은 전자·통신기기의 시험장 반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등 전자·통신기기 관리 기준도 강화했다.

김동만 이사장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에 대해 그동안 무신경하게 넘겨 버리거나 관행으로 간주해 큰 위험으로 다가올 수 있는 요소는 없었는지 꼼꼼히 확인해 달라"며 "부정행위가 확인되면 규정에 따라 단호하고 엄정한 조치를 하고, 중대 부정행위로 판단되면 경찰 수사를 의뢰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 달라"고 말했다.

공단은 '부정행위, 묵인하면 계속 됩니다'를 표어로 채택했다. 필기와 실기검정을 비롯한 모든 검정 문제지에 표어를 노출하고 국가기술자격검정 시험장과 학교·학원에 부정예방 콘텐츠를 제작해 발송한다. 한국직업방송과 국가기술자격 동향지에 표어와 부정행위 관련 사례를 지속적으로 게재한다. 24개 지부·지사에는 수험자와 시험위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관련 포스터를 게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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