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가 현대자동차를 판매하는 경기지역 한 대리점 소장이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직원을 폭행하고 해고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와 자동차판매서울지회(지회장 김선영)는 6일 오전 안산 원시동 현대차 남안산대리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파괴를 위해 조합원을 부당하게 해고하고 폭행한 서아무개 소장을 규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회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남안산대리점에서 서아무개 소장이 이아무개 조합원의 목을 때리고 몸을 밀치는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지회 관계자는 “사원번호가 삭제된 것에 항의하는 조합원이 설명을 요구하자 서 소장이 ‘XX’라는 욕설을 내뱉으며 조합원을 폭행했다”고 말했다.

지회와 서 소장의 말을 종합하면 사건은 이달 3일 시작됐다. 서 소장은 팀장을 통해 이아무개 조합원의 부서 이동을 지시했다. 이씨는 이를 거부하고 서 소장에게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서 소장이 지시 거부를 이유로 그 자리에서 현대차에 요청해 이씨의 사번을 삭제했다.

이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음날 당직근무를 했다. 당직근무는 자동차 영업사원이 대리점으로 출근해 내근하는 것을 뜻한다. 대리점에서 이씨의 모습을 본 서 소장이 문 밖으로 나가라고 요구했고, 이에 응하지 않자 물리력을 행사했다는 것이 지회 주장이다.

김선영 지회장은 “서 소장은 3년 전에도 직원들을 압박해 노조를 탈퇴시켜 지난해 9월 벌금 300만원의 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라며 “금속노조가 최근 대리점에 교섭을 요구했는데 이후 조합원 색출 작업이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이씨의 노조가입 사실이 드러나자 해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서 소장은 “원활한 대리점 운영을 위해 이씨에게 팀 이동을 지시했는데 마땅한 이유 없이 거부하자 사번삭제를 요청한 것”이라며 “그가 4일 대리점으로 출근해 몸을 밀착해 움직이는 곳마다 따라다니자 위협을 느껴 몸을 밀쳤을 뿐 폭행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씨가 금속노조에 가입했다는 사실은 5일 본인이 직접 말해 처음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지회는 현대차·기아차 대리점에서 자동차 판매를 하는 노동자들이 2016년 세운 조직이다. 이후 지회 조합원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8곳의 대리점이 폐업했고, 1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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