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노동자들이 기본급 인상을 포함한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산업은행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5일 노동계에 따르면 조재영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부지회장을 비롯한 지회 간부 7명이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이다. 지회와 회사는 올해 초부터 9개월째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다.

지회는 기본급 4.11%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단일호봉제 도입과 성과급 지급기준 마련, 신규채용도 주요 요구다. 지회는 “조합원들이 그동안 기본급 동결과 임금반납, 무급휴가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며 회사를 정상화시켰다”며 “회사와 산업은행은 기본급 인상 등으로 직원들의 땀과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5년부터 3년간 임금을 동결했다. 지난해 4월에는 전체 직원이 임금 10%를 반납했다. 이후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회사는 올해 3분기 7천5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 52억7천만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지회는 올해 말까지 회사가 세운 수주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기본급 동결과 상여금 분할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모두 40차례 교섭이 이어졌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지회는 회사의 소극적인 태도가 산업은행 개입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사무금융노조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올해 6월 노조 현대상선지부와 현대상선이 만든 임단협 잠정합의안 승인을 거부했다. 합의는 무산됐다.

지회는 “산업은행은 ‘자율적 노사관계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회사 뒤에 숨어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있다”며 “회사가 산업은행에 예산집행 계획과 경영 전반을 보고한 뒤 승인을 받지 못하면 실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지회는 7일 전체 조합원이 상경해 참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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