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아바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노동조합자문위원회(TUAC) 사무총장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은 타협의 여지가 없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해외 사례를 소개하며 “주 40시간 이하 노동이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바르 사무총장이 27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을 찾아 김명환 위원장과 현안 간담회를 했다. 그는 이날부터 29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6차 OECD 세계포럼 참석차 방한했다.

아바르 사무총장은 노동현안과 관련한 한국 노동계 입장에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표했다. OECD를 통해 한국 정부에 국제수준의 노동기본권을 수립하도록 압박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한국경총 반대로 ILO 핵심협약 비준에 관한 노사정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며 “한국은 오랫동안 OECD 최장 노동시간을 기록하는 국가인데 정부가 탄력근로제 확대로 과로사 유발을 반복하려 한다”고 우려했다 .

아바르 사무총장은 “ILO 기준에 따른 노동법 개정과 관련된 사항은 타협의 여지가 없는 사항이라는 것이 TUAC의 분명한 입장”이라며 “1996년 한국 정부가 OECD 가입조건으로 약속했던 사항인 만큼 국제사회는 한국 정부가 약속을 지키길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출신인 그는 “프랑스는 노동시간이 주 35시간이며, 한국이 독일을 예로 탄력근로제 확대에 나선다는데 독일 금속노조는 단체교섭으로 주 32시간을 도입하는 것에 합의했다”며 “주 40시간 이하로 노동시간을 줄이더라도 이것이 생산성을 높이고 고용을 창출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많은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바르 사무총장은 같은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을 찾아 김주영 위원장을 만났다. 김주영 위원장은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제안하고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첫 회의가 열렸으나 재계가 요구하는 탄력근로 확대가 첫 의제로 잡혔다”며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이 추진되고 있는데, 현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아바르 사무총장은 “OECD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많은 자료를 가지고 있다”며 “OECD라는 틀을 활용해 한국이 국제적인 기준에 걸맞은 노동기본권 법·제도를 갖추도록 압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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