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사를 대상으로 1조원 규모의 우대보증 프로그램을 시작한 금융위원회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주력산업 체질개선을 주문하는 정부 관계자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부품사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3일 오후 경기도 화성의 자동차 부품사 서진산업을 방문해 "산업패러다임 전환, 미중 통상갈등 등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구조혁신을 이뤄 낸다면 재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1일부터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을 통해 1조원 규모의 보증 프로그램을 중소 자동차 부품사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의 실적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품사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프로그램 시행을 앞둔 지난달 29일 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금융지원 역할은 산업이 좋아질 때까지 견디게 해 주는 것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은 기술력과 품질이 뒷받침되는 가운데 원가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며 "기업이 시장에서 다 도태되게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여신을 회수하지 말고 가능성이 있는 곳은 선별해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진산업을 방문한 자리에서 최 위원장은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추진 의사를 재차 드러냈다. 그는 "금융권 내에서 혁신을 선도하는 자본시장이 주력산업의 구조혁신을 위해서도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조혁신 대상기업을 선별할 수 있는 기능과 기업의 구조혁신을 설계하는 기능이 자본시장이 기업에게 제공할 수 있는 핵심 부가가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본시장을 통한 구조조정은 선제적이고 기업 정상화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구조혁신이라 부르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부품사에 대한 금융지원시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자리에는 금융감독원·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정책금융을 담당하는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조만간 조선업·자동차산업 혁신성장 전략을 발표한다. 자동차산업과 관련해 적정 국내 생산규모와 해외진출 전망, 미래차를 통한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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