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괴롭힘을 경험한 피해자 10명 중 3명 이상이 퇴직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내 괴롭힘이 개인에게도 고통을 주지만 일자리 안정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한 노동리뷰에 게재된 ‘직장내 괴롭힘 피해로 인한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최근에 경험한 직장내 괴롭힘 피해 후 대응방안 1위는 퇴직(34%)으로 조사됐다. 또 휴직한다는 응답도 7.4%로 나타나 직장내 괴롭힘 피해자 5명 중 2명은 직장을 쉬거나 관두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연구원이 지난해 8월 전국 20~49세 노동자 2천500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 5년간 직장내 괴롭힘 실태조사’ 결과다.

가장 많은 직장내 괴롭힘 유형은 ‘정신적 공격(24.7%)’이었다. 이어 과대한 요구(20.8%), 인간관계에서의 분리(16.1%) 순으로 나타났다. 신체적 공격은 2%에 머물렀지만 남성이거나 연령대가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높았다. 괴롭힘 유형은 업종별로도 차이가 있었다.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과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은 ‘과대한 요구’가 많은 반면 제조업에서는 ‘신체적 공격’ 유형이 많았다. ‘정신적 공격’은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에서, ‘인간관계 분리’는 서비스직과 판매직에서 주로 발생했다.

직장내 괴롭힘은 개인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에도 영향을 미쳤다. 피해자 67.3%가 분노나 불만·불안을 느꼈다. 62.8%는 일에 대한 의욕 감퇴를 호소했다. 불면증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28.5%나 됐다.

이경희 선임연구원은 “직장내 괴롭힘 피해자는 대응방법으로 퇴직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특히 직장내 의사소통이 부족하거나 잔업이 많고 휴식이 어려운 경우일수록 그 비중이 높았다”고 풀이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직장내 괴롭힘이 노동자의 건강과 삶의 질은 물론 일자리 안정성에도 심각한 위해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노동시간단축 흐름에 맞춰 직장문화와 분위기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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