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무노조 경영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화재 현장출동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사무연대노조에 가입했다.

노조 삼성화재애니카지부(지부장 진경균)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용불안을 해소하고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노조를 만들고 사무연대노조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동차사고가 발생하면 현장에 출동하는 노동자들이다. 통상 '에이전트'로 불린다. 삼성화재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교통사고를 당하면 현장에 출동해 사진을 찍고 사고내용을 조사한다.

지부 조합원들은 삼성화재 자회사인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과 1년 단위로 사고출동서비스 대행계약을 체결하고 일하는 특수고용직이다. 기본급 없이 사고현장에 출동해 처리한 건수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다. 삼성화재 이름이 쓰인 자동차를 몰고 다니지만 개인차량이다. 유류비·보험료·통신비도 본인이 부담한다. 2교대로 일하며 24시간 출동대기를 한다. 지부에 따르면 월평균 노동시간이 무려 380시간이다.

회사는 이들 업무에 대한 외주화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화재와 계약을 맺은 정비공장이 출동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했다. 2016년 300여명이었던 노동자가 최근 150명으로 줄었다. 외주화로 출동건수가 줄어 수입이 감소했다. 1년 단위 계약을 반복해야 하는 고용불안에 지친 이들은 지난달 23일 노조를 만들어 사무연대노조에 가입했다. 조합원은 80명이다.

지부는 정규직화와 기본급 신설, 차량·유류대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진경균 지부장은 "사고 조사 노동자들의 생명과 건강권·노동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380시간 장시간 노동을 줄이기 위해 3교대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삼성화재는 애니카자동차보험의 현장 주요 업무를 수행하는 사고조사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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