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한 상급종합병원 10곳 중 7곳이 1급 발암물질인 석면건물을 보유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42개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71.4%인 30곳에 석면건축물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에 있는 행정동이나 기숙사처럼 의료동이 아닌 곳을 뺀 수치다.

외래환자 규모를 기준으로 이른바 빅5에 속하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 건물에도 석면이 있었다.

상급종합병원 중 석면건축물 면적이 1만제곱미터 이상인 곳은 11곳이다. 4개 병원은 2만제곱미터를 초과했다. 일부 병원은 소아과 환자들이 오가는 어린이병원·소아병동뿐 아니라 응급센터 건물까지 석면을 함유하고 있었다.

한편 올해 1월 석면조사가 완료된 연면적 2천제곱미터 이상이거나 병상이 100개 이상인 의료기관 2천551곳 중 40.6%인 1천36곳이 석면건축물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석면은 1987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장기간 노출되면 악성중피종·석면폐증·원발성 폐암 같은 질환에 걸릴 수 있다.

금태섭 의원은 “환자들을 치료하는 병원에 석면건축물이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는 의료기관의 석면건축물 상황을 점검한 뒤 석면을 해체하고 관리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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