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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인터뷰: 16대 총선 이후 노동계 정치세력화 1년 점검한다②<인터뷰>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
- "노동자·농민·서민의 정치적 희망이 우리에게 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는 요즘 서울에 있는 날이 별로 없다. 민주노동당의 민생살리기 10만㎞대장정에 나서 지방을 돌며 노동자와 농민, 도시 서민들을 만나고 있다. 아침 출근길 노동자들과 대화하기, 재래시장 상인들과의 길거리 대화, 간담회, 강연회...그렇게 아침 7시부터 밤 12시까지를 바쁘게 뛰고 있다. 인터뷰 약속을 잡는 것부터 만만치 않을 정도로 바쁘게 뛰고 있는 권영길 대표를 만났다.

- 민생살리기 10만㎞대장정은 어디까지 왔는가?

= 5월22일 부산에서부터 시작해서 120일동안 전국을 순회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울산, 마산, 창원, 진주, 거제를 거쳐서 대구 일부와 광주를 순회했다.

- 왜 대장정을 하게 되었는가.

= 지금 노동자, 농민, 도시 빈민들이 죽어가고 있다. 김대중 정부가 탄생하는데 일등공신 중에 한사람이었던 측근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현정부는 재벌과 부자들의 돈을 가져다가 서민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줘야 하는데, 오히려 서민들의 돈을 뺏어서 재벌들과 부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고 말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빈말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노동자 서민들이 못살겠다고 하는데 정치권에서는 어느 누구도 답을 주지 않고 있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이 결집된 서민의 힘을 모아 정부와 정치권을 압박하고, 서민을 살리는 정치를 실현하고자 이 대장정을 시작한 것이다. 이름은 '민생살리기 10만㎞ 대장정'이라는 형식이지만 내용적으로는 국민저항운동을 조직하는 것이다.

- 어떻게 하고 있는가.

= 각 지역마다 3일정도씩 머무르면서 노동현장과 사무실, 시장을 돌면서 노동자 서민, 일반 국민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얘기를 듣고, 민주노동당의 주장을 전하고 있다. 공장에 찾아가 현장노동자들과 집단적으로 강연을 하거나 집행부, 대의원 간담회를 하기도 한다. 재래식 시장을 돌면서 시장 입구에서 연설도 하고, 상인들과 즉석 대화도 조직하고 있다. 또 대학을 찾아가서 학생들과 강연, 간담회도 갖고 있다. 도시 인근지역의 농민회 활동가 간부들과의 만남도 하고 있다.

- 민주노동당 대장정을 하면서 느낀 국민들의 민심은 어떤 것인가.

= 김대중 정권이 통치력을 상실했다고 할 정도로 지지를 상실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전에는 김대중 정권에 뭔가 기대를 하면서 불만을 제기했었는데 요즈음은 아예 기대를 포기한 상태다. 호남지방에서도 거리 연설회를 해보면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만해도 시장에서 사람들을 만나거나 간담회를 해보면 호응이 별로 없었는데 요즈음은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김대중 정부에 대한 비판에 대해 한쪽에서 "김대중 정부를 그렇게 비판하면 되느냐"는 반응을 보이면 다른 쪽에서는 "그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을 정도다.

■ 민주노동당 재정비 1년, 현장 누비는 정치 나서

당대표가 이렇게 중앙무대보다 현장을 누비고 다니는 것은 그만큼 민주노동당이 제도권 정당과 다른 독특한(?) 정치활동 방식을 고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일 것이다. 아마도 거기에는 지난 16대 총선에서 국회진출에 실패한 이후 1년동안의 고민과 모색의 결과물이 녹아들어 있을 터. 기자는 그간 민주노동당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되짚어 보기로 했다.

- 지난 총선이 끝나고 나서 고생을 했을 것 같은데.

= 작년 16대 총선 개표가 끝나고 처음에는 우려를 많이 했다. 당시만해도 울산 북구 등에서 민주노동당이 1∼2석을 차지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깨지면서 큰 파장을 일으킬거라고 생각을 했다. 선거 다음날 서울로 올라오면서 정말 마음이 무거웠다. 그러나 그런 고민에도 불구하고 당 안팎에서 국회 진출을 실패했지만 대안세력으로 성장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고 그런 평가가 당이 새롭게 일어서는데 디딤돌 역할을 했다. 그래도 울산 북구의 실패에 대한 정리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솔직히 울산 북구의 실패는 당내부의 내분이 가장 큰 원인이었고, 그 뼈아픈 결과에 대해서 재발방지를 위한 장치들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했다. 다행히 울산 지역에서 전국의 진보정당 출현을 바라는 분들에게 사죄하고 새롭게 일어서겠다고 다짐을 하면서 이제 정리가 돼가고 있다.

- 그러면 내부 조직정비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이 되고 있는가.

= 당의 현장조직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지역조직체계를 지구당 체계로 전환하고 있고, 올해 내에 100여개 지구당을 조직할 계획을 하고 있다. 또 각 지구당마다 분회를 건설하여 분회 중심의 현장활동을 하는 조직으로 만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 당원들이 일이 끝나고 저녁 때 모여서 분회활동을 하는 것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이 분회활동이 정착되느냐에 따라 민주노동당이 살아있는 조직이 되느냐가 결판이 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 그동안 다양한 정책을 제시해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 외부적으로 정책정당으로서의 모습을 갖춰나가데 주력하고 있다. 노동자, 농민, 서민을 위한 정책제안, 입법활동에 주력을 하고 있다. 영세 상인을 위한 상가임대차 보호법,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이자제한법, 중소도시에서 임대보증금을 날리는 경우 이를 보호하기 위한 주택기본법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이밖에도 노동자들의 투쟁현장에 결함함으로써 투쟁는 정책정당으로서의 위상을 만들어가려고 하고 있다.

- 입법활동과정에서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은 없는가.

= 있다. 정책을 내고 법안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원내에 진출한 의원이 없다보니 다른 당의 의원들을 통해서 추진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법내용이 부분적으로 수정되거나, 이름이 바뀌는 등의 한계도 경험하고 있다. 이런걸 보면서 민생살리기 10만㎞ 대장정을 시작한 것이다. 정책정당으로 가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민주노동당의 주장을 전달해야 하는데, 기존 제도언론들은 민주노동당을 배제시키고 있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은 당의 주장을 직접 국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정면돌파를 하기로 한 것이다.

■ 10만㎞ 대장정, 가장 원시적인 방법을 선택한 이유

권대표는 민주노동당의 10만㎞ 대장정은 대중정치의 방법론으로는 '가장 원시적이고, 저효율적인 방법'이라고 고백하고 있다. 그는 그래도 민주노동당은 해야 된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비효율적인 방법인줄 알면서도 자신의 길을 고집하겠다는 뜻이리라. 아마도 그게 민주노동당의 현주소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에게는 현실정치의 벽을 돌파해야만 하는 또 다른 과제가 놓여있다. 이에 대한 권대표의 구상을 들어봤다.

- 내년부터 선거일정이 잡혀 있는데.

= 2004년 총선에서는 5∼10명의 국회의원을 당선시켜야 한다. 내년 지자체 선거에 대해서도 적극 참여할 것이다. 광역자치단체의 경우 서울, 울산 시장 선거에 반드시 후보를 낼 것이다. 그리고 울산은 시장 당선을 목표로 뛸 것이다. 그외의 광역시에서도 후보를 물색하고 잇다.

- 기존 제도정치권으로 진출한 노동계 인사들의 활동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는가?

= 고민이 많을 것이다. 김대중 정부의 노동정책이 없는 상황에서 노동계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이 과정에서 노동계 출신이 보수정당 속에서 역할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닫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기서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이제 정말로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는 정당이 필요하다. 수적 한계는 있겠지만 그래도 독자적인 목소리를 갖고 주체적으로 서는 것이 중요하다.

편집부  labortoda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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