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형 정규직화에 반대하며 청와대 앞 농성을 하고 귀향하던 김원창(59) 공공연대노조 울산항만공사지회장이 기차 안에서 급성심정지로 쓰러져 결국 사망했다.

21일 노조에 따르면 김 지회장은 지난 18일 오전 울산에서 야간근무를 마치고 상경했다. 노조가 이달 10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하는 일방적 자회사 추진 중단과 직접고용 요구 릴레이농성에 결합하기 위해서였다. 김 지회장은 상경 이튿날인 19일 오전 1인 시위를 마치고 다시 울산으로 내려가던 중 낮 12시30분께 기차 안에서 쓰러졌다. 김 지회장은 쓰러진 직후 심폐소생술을 받고 신경주역에서 대기하고 있던 119 구급차에 실려 경주 동국대병원으로 후송됐지만 20일 새벽 숨을 거뒀다.

울산항만공사는 지난해 11월부터 노·사·전문가협의기구를 꾸려 용역업체 특수경비의 정규직 전환 방식을 논의했다. 공사가 올해 초 자회사형 정규직화 방침을 밝히면서 노사가 갈등을 빚고 있다.

이영훈 노조 부위원장은 "공사가 '자회사 아니면 용역회사에 남아야 한다'고 조합원들을 압박하면서 노노 갈등을 부추겼고, 이 과정에서 35명이던 조합원의 절반 이상이 지회를 탈퇴했다"며 "김 지회장이 공사에서 명예훼손으로 고소·고발돼 약식기소되는 등 정신적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부위원장은 "내년 정년을 맞는 김 지회장으로서는 자회사로 전환하면 더 오래 다닐 수 있었을 테지만 젊은 조합원들을 위해 자회사는 절대 안 된다는 소신이 확고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노조는 22일 오전 울산 남구 공사 앞에서 공사 규탄과 자회사 반대 직접고용 촉구 기자회견을 연다.

한편 고상환 공사 사장은 이날 오전 울산영락원장례식장에서 김 지회장을 조문하고 유족들을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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