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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의 사회적 대화 참여를 바란다
   
▲ 김형동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변호사)

오랜만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어색하기까지 했다. 아마도 촛불 이후 이와 같은 집회는 많이 없었다.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 집회 얘기다. 양대 노총 공공부문노조 공동대책위원회가 대규모 집회를 했다. 양대 노총 5개 조직 조합원 1천여명을 훌쩍 넘는 규모라고 한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내 공공부문 사회적 대화 기구 설치 관철이 주요 요구였다.

“사회적 대화기구 출범과 김동연 부총리 경질을 요구하는 대정부 투쟁에 돌입한다.” 생소하기까지 하다. ‘경질!’ 이 정부 들어 장관의 경질을 공식적으로 요구한 기억은 없다. 그것도 양대 노총 단위에서. 마치 지난 정부로 다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다. 공대위는 여러 차례 기재부에 경사노위에 공공부문의 사회적 대화기구인 공공기관노정위원회 설치를 요청했다. 하지만 기재부(차관 발표)가 공식적으로 거부하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공대위 입장에서는 이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노사정 합의로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가 출범했고 정부를 책임지는 최고 책임자라면 노동자가 요구한 대화를 굳이 거부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대통령이 사회적 대화를 강조하고 그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누누이 밝힌 마당에 도대체 기재부 태도는 무엇이란 말인가. 기재부는 우리나라 정부가 아닌가.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많은 노동자들은 ‘또다시 시작인가’ 하는 불안감을 나타내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른바 정권 중반에 공공노동자들을 상대로 압박이 시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두 번의 실패한 정권을 돌이켜 보더라도 정권 창출기에는 공공을 포함한 모든 노동자들에게 ‘표를 달라’ ‘그러면 원하는 무엇이든 하겠다’며 약속해 놓고서도 정권 중반기에 들어서면 어김없이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그리고 다들 기억하지만 시작은 언제나 공공부문이었다. 그래서 공공노동자들은 언제나 불안하다.

정권은 교체됐지만 정책 집행자들은 전혀 변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게 노동현장의 중론이다. 백번 양보해 선의를 최대한 인정하더라도, 지난 1년6개월여 기간 동안 이해하지 못할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그들의 주장처럼 이해를 좁혀 가는 토론과 설득의 과정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갈등의 출발로 평가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던가.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이 좋은 예다. 온전한 정규직을 바랬지만 사실상 ‘중규직’만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이 크다. ‘정규직 전환이 60~70%에 이른다’는 허울 좋은 통계를 들이대 보지만 현장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말 그대로 “이럴 거라면 무엇 하러 그런 정책을 시행했느냐”는 성토가 당사자들 사이에는 자자하다. 이 같은 비판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정부의 ‘정원과 예산’을 열어 주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 어떤 공공기관이 제대로 된 온전한 정규직 전환을 이룰 수 있겠는가.

그 가운데 단연 기재부가 있다. 앞서 봤지만 이번 세종시 집회의 원인도 기재부가 제공했다. 최저임금 1만원 저지의 혁혁한 공도 기재부가 져야 함은 물론이다. 적지 않은 불만이 쌓여 가고 있다. 오죽하면 광화문 촛불의 선봉을 자처한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부총리 퇴진’을 외쳤겠는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더 늦지 않게.

문제는 앞으로다. 안타깝지만 공공부문 노동자들과 기재부의 갈등은 이제 시작으로 보인다. 가장 큰 이슈는 임금체계 개편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8월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기재부 장관은 “호봉제 중심의 기본급 체계를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수렴 과정을 충분히 거쳐 합리적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온건하게 표현했지만 공공노동자들은 지난 정권에서 추진한 ‘성과연봉제 도입’으로 받아들였다.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관한 행정해석 변경’으로 받아들였다.

아예 유혹을 버려야 한다. 그래야 정부가 지속가능하다. 기재부 입장에서는 공공부문이야말로 구미를 당기는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노동시장 구조상 공공· 금융 분야에 대한 노동정책은 사적부문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과거부터 재정집행과 인사권을 근거로 공공기관을 압박했다. 그러나 늘 실패했다. 이제는 그만해야 한다. 과거와 달라야 한다. 굳이 실패한 전철을 그대로 따라할 이유가 뭔가. 사회적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답이다.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변호사) (94kimhyung@daum.net)

김형동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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