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오후 세종대왕 영릉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정부가 북한과 함께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 사업을 재개한다. 2005년 시작된 공동편찬 사업은 2016년 중단됐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9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동상 앞에서 열린 한글날 경축식에서 “세종대왕이 한글을 주셨을 때 우리 겨레는 하나였으나 조국 분단 70년간 말의 뜻과 쓰임새마저 남과 북에서 달라지고 있다”며 “2005년 노무현 정부가 북한과 함께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을 시작했으나 중단된 것을 문재인 정부가 이어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남과 북 언어학자들은 6·15 공동선언에 따라 2005년 2월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전 편찬사업을 빠른 기간 안에 완성하기로 했지만 남북관계 악화로 2016년 중단됐다. 25차례 남북 공동회의를 열어 사전에 실릴 30만7천여개 어휘 선별을 완료하고 2009년부터 집필작업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도 여주 세종대왕 영릉(英陵)을 방문했다. 현직 대통령의 세종대왕 영릉 참배는 1994년 이후 24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해마다 한글날 기념식을 치르지만 세종대왕 없는 기념식이어서 가능하면 국민과 함께 한글날의 역사성과 현장성을 살릴 수 있는 기념식이길 바랐다”며 “이번에 처음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기념식을 열고 영릉에서 참배라도 하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든 목적은 백성의 소통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함이었다”며 “백성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것은 왕조시대가 아닌 민주주의 시대에도 본받아야 할 리더십”이라고 밝혔다.

정치권도 애민정신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에서 “애민정신으로 누구나 배우고 쓰기 쉬운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자들의 어진 마음과 깊은 고민을 다시 한 번 새긴다”며 “자랑스러운 한글로 우리 정치의 언어를 기록하고 옮기는 데 품격과 신뢰를 더할 수 있도록 정치권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한글은 백성을 위하고 사랑하며 나라의 근본으로 여긴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의 소산”이라며 “백성을 아끼고 백성의 편안한 삶을 살피던 성군 세종대왕의 위업을 본받아 민생을 살피고 국민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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