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산업공익재단 출범식에서 조대엽 초대 대표이사장과 노사 대표자들이 출연기금 약정서 전달식을 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 조 대표이사장, 민병덕 공동이사장, 김태영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회장. <정기훈 기자>
최초로 주 5일제를 도입하고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를 조기에 시행하며 노동시간단축 역사를 이끈 금융산업 노사가 일자리 창출·양극화 해소를 위한 큰 걸음을 시작했다.

금융노조(위원장 허권)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회장 김태영)는 4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금융산업공익재단 출범식을 열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금융 노사가 함께 길을 걷겠다"고 선언했다.

노사는 2012년과 2015년 산별중앙교섭에서 사회공헌기금 700억원 조성에 합의했다. 지난해에는 사용자측이 향후 3년간 300억원을 출연하기로 약속했다. 올해 교섭에서 노조는 임금 2.6% 인상분 중 0.6%포인트를 출연하고 사용자도 동일금액을 낸 1천억원을 조성하는 것에 합의했다.

허권 위원장은 이날 재단 출범식 인사말에서 "성장 과실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데도 대다수 시민은 양극화로 시름하고 있다"며 "재단이 금융산업 테두리를 넘어 한국 사회 전체에 의미 있는 공헌을 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태영 회장은 "금융 노사는 재단을 통해 국민에게 신뢰받고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금융산업 현안과 사회적 과제에 대해 폭넓게 고민하고 해결책을 만들어 가면서 산별교섭 모범을 보여 온 노사관계는 앞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 대표이사장은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이 맡았다. 그는 "부와 소득의 양극화는 삶의 격차를 낳고, 격차가 커지면 사람들은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다른 인류가 돼 버려 결국 공동체가 붕괴하고 만다"며 "촛불혁명에 이어 우리 삶을 바꾸는 조용한 혁명이 시작돼야 하고 재단이 그 조용한 혁명의 진원이 될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린다"는 포부를 밝혔다.

재단은 노사가 함께 조성한 기금 2천억원을 재원으로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 지원 같은 사회공헌사업을 한다. 금융소비자 보호와 거점별 보육시설 설치 지원, 외국인 노동자 지원을 포함한 사회적 사업을 광범위하게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미국 록펠러재단,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처럼 한국을 대표할 공익재단의 꿈이 시작됐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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