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테크윈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회사에 성과연봉제 폐지를 요구했다.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는 3일 오후 한화생명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63빌딩 앞에서 상경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한화자본이 복수노조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화는 지난 2015년 삼성테크윈을 인수했다. 이후 회사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지상방산·한화정밀기계·한화파워시스템·한화테크윈으로 분할했다. 삼성테크윈 노동자들은 회사 매각을 앞두고 노조를 만들어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비슷한 시기 기업별노조도 만들어졌다. 지회는 소송 끝에 2017년 10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지상방산의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인정받았다. 지회와 회사는 올해 2월부터 임금·단체교섭을 시작했다. 이후 50차례 이상 교섭이 진행됐지만 성과 없이 공전하고 있다.

지회는 회사에 인사평가제도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직원의 인사 고과에 따라 임금을 차등 지급하는 성과연봉제를 운영하고 있다. 지회는 해당 제도가 표적평가로 이어져 노조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회에 따르면 2012년 조합원 중 하위등급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2%였다. 그런데 한화에 인수된 2015년 하위등급자는 30%로 늘었다. 지회는 “회사가 시행하고 있는 인사평가제도와 성과연봉제는 객관적이지 못한 평가로 직원 사이의 갈등을 조장하고 노조를 탄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공정성이 결여된 성과연봉제를 폐지하고 호봉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회 요구를 회사가 거부하면서 교섭이 장기화하고 있다. 지회와 회사가 체결한 단체협약 효력이 이달 만료됨에 따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 것도 노동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지상방산은 항공기 엔진 등을 생산하는 방위산업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은 주요 방위산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파업을 제한하고 있다. 지회는 "한화가 노조법을 악용해 교섭을 해태하고 노동 3권을 부정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내 재계 순위 8위 기업이 노동탄압으로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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