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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부동산 전문 변호사가 부당해고 사건을?“공익위원 선정방식 개선, 전문 인력풀 확대 시급”
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선정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주장은 어제오늘 제기된 것이 아니다. 노사단체와 노동위원장이 추천한 후보를 노사단체가 순차적으로 교차배제하는 현행 방식은 2007년 4월 도입됐다. 그전까지는 노사단체가 추천한 후보를 놓고 노동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이 투표해 공익위원을 뽑았다.

그런데 노사가 적절한 인원을 분배하기 위해 투표 과정에서 담합하거나, 노사에 각각 편향된 인사들로 채워져 중립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교차배제 방식을 채택했는데, 전문성이 부족한 공익위원들이 양산되는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교수·학자 전문성 제고도 과제

공익위원 중 심판이나 차별시정 담당 공익위원들은 노동법 전문성이 필요하다. 변호사나 노무사, 또는 법학교수 같은 법률전문가들이 노동위 공익위원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실제 적지 않은 법조인이나 법률전문가들이 공익위원이 되는 이유다.

문제는 이들이 노동법이나 노동사건을 잘 아느냐다. 2011년에 임명된 중앙노동위원회 심판 공익위원 중 19명이 법학교수나 변호사·노무사였다. 하지만 그중 절반이 넘는 10명은 노동법 전공이 아니거나 노동사건 전문이 아니었다. 차별시정 공익위원은 6명이 법학교수이거나 변호사였는데 모두 노동법과 별다른 관계가 없는 인사들이었다.

박성우 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센터장은 “순차배제 방식을 철저히 따른 곳은 전문성이 심하게 떨어진다”며 “심지어 노동위원회 추천 공익위원 중에는 이혼이나 부동산·특허 전문 변호사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법률지식은 물론 현장 노사관계를 잘 알아야 하는 조정 공익위원의 전문성도 높지 않다. 쟁의조정회의가 무리한 화해시도로 이어지는 배경이다.

순차배제 방식 테두리 안에서도 노사단체와 노동위원장 의지에 따라 전문성을 보완할 수는 있다. 중앙노동위는 2014년 12월 공익위원들을 위촉하는 과정에서 노·사·공익이 보완책을 협의했다. 노동위 독립성을 저해할 수 있는 노동부 관료 출신들과 기업을 자문하는 대형로펌 변호사들을 배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노동법에 전문성이 있는 인사를 추천하는 데도 합의했다.

노동부 관료 출신들과 대형로펌 출신 변호사들은 대부분 배제해 공정성을 강화했다. 전문성 제고에도 일정부분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전문성 부분에서는 순차배제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판·차별시정 공익위원 중에는 건설·부동산·교통사고가 주특기인 변호사들도 있다. 경영이나 경제를 전공한 교수도 적지 않지만, 이들이 심판이나 차별시정 심판관으로 적절하냐는 지적도 나온다.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은 “부당해고 여부 등을 판정하려면 법률전문가가 필요한데 현재 공익위원 중에는 법률과 거리가 먼 경제나 경영·지식융합학부 교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답 못 찾는 중앙노동위

고용노동행정개혁위가 8월1일 공익위원 선정방식 개선을 권고했다. 합리적인 공익위원 추천·배제를 위해 배제사유와 배제순위를 공개하라는 권고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2014년 12월 ‘노동위원회 60년 평가와 향후 발전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중앙노동위가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보고서에서 노동사회연구소는 노동위원장과 노사단체가 후보를 추천하면 노동위원장이 노사단체 의견을 들어 선정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추천권과 선정권을 분리하면 전문성과 중립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를 진행한 김인재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방노동위원회에는 전문인력풀이 극히 제한돼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공익위원 풀 확대를 위한 노동위 광역화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앙노동위는 별다른 제도개선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중앙노동위 관계자는 “공익위원 선정방식을 바꾸려면 노사 공감대가 있어야 하지만 노사단체의 공식 문제제기가 없다”며 “배제사유를 명시하는 문제는 노사와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학태  ta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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