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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산재 인정기준] 정신질환 산재승인율 지난해 57.7% 그쳐"수면장애 산재 인정기준도 만들어야" … 국회 '자살·정신질환 산재 판정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
▲ 김미영 기자

자살로 산업재해 승인을 신청하면 근로복지공단은 반드시 '정신질환 병력'을 요구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36조(자해행위에 따른 업무상의 재해의 인정기준)에 규정된 "업무상의 사유로 발생한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았거나 받고 있는 사람이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한 경우"라는 것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정신질환으로 산재를 신청하면 정반대 결과가 빚어진다. 과거에 정신질환 치료 병력이 있으면 '업무관련성'보다 '개인적 요인'이 크다며 산재 불승인 판정을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신질환과 자살의 업무상재해 인정기준이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이 높다. 이와 함께 장시간 노동과 교대근무로 인한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노동자가 많은데도 산재 인정기준이 없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살·정신질환 산재 판정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를 열었다.

성인 4명 중 1명 '정신질환' 경험
지난해 산재인정은 고작 112건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6년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4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의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다. 지난 1년간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사람(정신질환 1년 유병률)이 47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지난해 정신질환으로 산재승인 신청 건수는 194건에 불과하다. 이 중 112건(57.7%)이 산재로 인정받았다. 이이령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공의는 "국내 정신질환자 규모를 고려하면 산재신청 자체가 극히 적다"며 "산재보험 진입장벽도 문제지만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나 취업 불이익 탓에 산재신청 자체를 꺼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신질환으로 산재를 인정받는 과정도 험난하다. 이이령 전공의는 지난해 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정신질환 재해조사서 및 업무상질병판정서 194건 가운데 부적절한 사례 15건을 제외한 179건의 자료를 이용득 의원실에서 받아 분석했다. 그랬더니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나 적응장애는 산재승인율이 각각 69%와 80%로 높았지만 수면장애나 공황장애는 각각 33.3%, 11.1%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양극성장애(조울증)는 4건 모두 반려돼 산재승인율 0%를 기록했다. 정신질환도 어떤 병이냐에 따라 산재승인율 편차가 컸다.

산재 인정기준 없거나 '개인적 요인'이라며 배척

의학계에서는 수면장애 원인으로 교대근무나 장시간 노동 같은 직업적 요인을 지목한다. 특수건강진단 대상자에 교대근무자·야간노동자를 포함시키고 수면장애에 대한 평가와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수면장애에 대한 산재 인정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이령 전공의는 "수면장애에 미치는 요인이 많아 업무관련성에 대한 판단이 어렵다면 최소한 교대근무자를 대상으로 한 수면장애 인정기준이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불안장애나 공황장애, 양극성장애의 경우 유전적 영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대부분 산재 불승인되는 경향이 강하다. 조현병도 마찬가지다. 또 정신질환 과거력 때문에 산재 인정 과정에서 차별을 받는 경우도 많았다. 정신질환 병력이 없을 때 산재승인율이 63.1%였는데, 병력이 있을 경우 절반 수준인 37.5%로 떨어졌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정신질환 업무관련성 판단에 6개월에서 1년의 시간이 걸린다”며 “정신질환은 시급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자살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에 업무상사고에 준해 1주일 안에 처리하거나 업무관련성 판정 전 특진제도를 활용해 먼저 치료한 뒤 판정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국회에서 직장내 괴롭힘과 감정노동에 대한 산재보험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정신질환에 대한 직업병 인정기준을 대폭 개정해야 한다”며 “뇌심혈관계질환 산재 인정기준 고시처럼 정신질환도 재해조사 지침뿐 아니라 고시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평식 고용노동부 산재보상정책과장은 “산재노동자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업무관련성 추정의 원칙’ 적용기준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자살 산재는 필요한 경우 중앙심리부검센터에서 심리부검을 하는 방안을 올해 안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미영  ming2@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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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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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고싶네요 2018-10-09 23:18:57

    이 토론회에 참여한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는 멀쩡한 사람을 정신병자취급했었는데 그거는 정당한 이유였었는지? 알고 싶네요 만약 이글이 맞다고 한다면 서울성모병원은 사람들 앞에서는 이렇게 깨끗하게 할려고 하고 뒤에서는 그렇게 취급한 사람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 한마디도 못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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