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비례대표) 자유한국당 의원이 최근 EBS의 보도·시사·오락 프로그램 제작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자 언론·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전국 240여개 언론·시민단체로 구성된 방송독립시민행동은 1일 성명을 내고 “자유한국당은 공영방송 EBS의 독립성과 제작 자율성을 침해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성태 의원은 지난달 27일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보도 및 시사프로그램의 제작은 물론, 공사 설립 취지에 벗어나는 오락 등 사행성 프로그램 제작 또한 금지한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김 의원은 “EBS가 교육방송 설립목적과는 다른 시사프로그램 제작을 통해 방송의 객관성·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시민행동은 “개정안에 따르면 EBS는 교육정책과 정보에 대한 뉴스 전달도, 반려동물의 문제 행동을 해결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짧지만 강렬한 이미지와 텍스트로 사회 의제를 날카롭게 보여 주는 프로그램도 만들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민행동은 자유한국당의 개정안 발의를 EBS 시사프로그램 ‘빡치미’ 논란의 연장선으로 봤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지난달 국회 과방위에서 ‘빡치미’ 출연진 구성의 정치 편향성을 거론하고 EBS예산을 삭감하겠다고 언급했다. 시민행동은 “자유한국당이 진정으로 EBS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EBS가 시장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공영방송·교육방송의 제 역할을 다 하도록 공적 재원 확충 등 지원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EBS를 정쟁의 도구로 소모하지 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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