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지부장 임한택)가 한국지엠의 법인분리 시도를 비판하며 법원에 이를 막아 달라고 요청했다.

지부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앤장 법률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원 고용과 생존권을 파탄 내는 법인분리 꼼수를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올해 7월 경영설명회를 열어 연말까지 신설법인을 통해 디자인센터·기술연구소 업무를 분리하겠다고 예고했다.

회사는 다음달 중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부는 법인분리가 생산부문과 연구개발부문을 나누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부는 “법인이 분리된다면 생산법인이 단순 생산하청기지로 전락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연구개발기능이 없는 단순 생산하청기지는 주문이 끊기면 곧장 공장폐쇄로 이어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한국지엠은 "연구개발 신설법인 설립은 글로벌 차량개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 우려도 크다. 한국지엠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이달 초 한국지엠의 일방적인 법인분리 시도를 중지시켜 달라는 취지로 인천지법에 주주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한국지엠은 김앤장을 앞세웠다. 지부는 한국지엠에서 일하는 노동자 1만3천여명의 법인분리 반대서명을 받았다. 인천지법에 서명지를 제출할 예정이다.

임한택 지부장은 “별도 연구개발법인이 용인되면 상황에 따라 해외로 이전하거나 폐쇄시킬 수 있어 지엠자본이 언제든지 야반도주할 수 있도록 보따리를 싸주는 격”이라며 “김앤장이 지엠자본에 빌붙을 경우 국민 혈세를 빨아먹는 기생법인, 국가기간산업을 말아먹는 매국법인으로 간주하고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부는 이날 오후 인천 학익동 인천지법 앞에서 주주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 인용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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