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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장관에 화살 돌리기, 틀렸다
   
▲ 김형동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변호사)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거듭되는 고용지표 악화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노동부 장관 교체를 두고 나온 어느 뉴스 일부다. ‘고용지표 악화’가 노동부 장관 교체 이유라는 말이다. 국회 인사청문회 결과가 어찌될지는 모르겠지만 청와대는 신임 노동부 장관을 지명했다.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게 된다면 김영주 장관은 ‘고용지표 악화’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노동부 장관으로 기록될 것이다.

물어보자. 고용지표 악화가 노동부 장관의 책임인가? 노동부 장관 교체 이유로 적합한 이유인가. 그 취지에 크게 동의하지는 않지만, 정부조직법 40조(고용노동부)에서는 “노동부 장관은 고용정책의 총괄, 고용보험, 직업능력개발훈련, 근로조건의 기준, 근로자의 복지후생, 노사관계의 조정, 산업안전보건, 산업재해보상보험과 그 밖에 고용과 노동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고 책무를 적고 있다. 법문에 따르더라도 고용정책은 장관의 책무 중 일부에 불과하다. 그리고 언제 총괄 ‘책임자’ 권한을 주기나 했던가.

요컨대 노동부 장관의 주요 책무는 노동자의 노동기본권(헌법 33조)과 근로기본권(헌법 32조) 수호에 있다고 본다. 장관의 임기기간 위와 같은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음이 명확하다면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노동조합 설립과 활동을 방해하거나 최저임금의 정상적인 인상을 억제하고 또는 산업재해 등이 크게 증가했다는 등의 사유 말이다. 그런데 지난 1년 동안 노동기본권 보장 등이 우리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 면은 있지만, 그렇다고 오늘 곧장 그 책임을 묻기에 충분한지는 의문이다.

‘고용지표 악화’의 책임은 오히려 경제부처 장관이 지는 것이 상식 중의 상식이 아닐까. 특히 정부조직법(27조)에서는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중장기 국가발전전략수립, 경제·재정정책의 수립·총괄·조정”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 그렇다면 경제정책 총괄이라는 임무를 다했는지 따져 보는 게 먼저다. 이에 대해 “노동부 장관도 경제부처 장관”이라고 하는 말도 있다. 어처구니없는 주장이다. 아니 어쩌면 일반인들은 그렇게 받아들이는 게 당연할 수도 있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고서도 여전히 예전 개발시대 논리와 같은 방식으로 정부를 운영해 오고 있으니 말이다. 경제부처장관회의라고 하면 경제부총리를 필두로 그 말석에 노동부 장관을 배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간혹 환경부 장관까지 배석한다.

그러나 노동부 장관은 절대 경제부처 장관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경제성장이라는 허상을 좇아 노동자와 노동이 홀대되는 것을 막자는 게 그 취지일 것이다. 더 이상 노동과 환경은 경제의 수족이 아니다. 오히려 독립적이거나 경제논리 앞에 둬야 한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선진문명국이라는 사회를 보라. 우리나라처럼 노동과 환경을 홀대하는 곳이 어디 있는가.

이런 차원에서 지금의 정부조직법은 난센스다. 빠른 시일 내 정부조직법을 개정해야 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입이 아플 정도로 지적해 온 일이지만 노동부를 돌려놓아야 한다. ‘고용노동부’를 ‘노동부’로, 행사할 수도 없고 행사하는 것도 정합적이지 못한 ‘고용정책의 총괄’이라는 내용은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타깝지만 김영주 장관으로 끝내야 한다. ‘고용참사’의 책임을 지는 마지막 장관이 돼야 한다. ‘경제부처 장관’으로 억지스럽게 끼워 넣어서도 안 된다. 회의를 개최한다고 하더라도 아예 가지도 말아야 한다.

나만의 조급증일까. 기대가 큰 탓인가. 이번 노동부 장관 교체 장면은 우리에게 씁쓸함을 남긴다. 사건에 대한 진단과 해법에 동의할 수 없는 일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어쩌면 정부에 문제가 있지 않은가 하는 의심이 든다. 12일에는 8월 고용동향 발표가 있었다. 또 최악이라고 한다. 발표 직후, 보수언론을 필두로 그 책임 떠넘기기가 시작됐다. 예상대로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단축”를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런데 언론은 그렇다 치더라도 더 심각한 상황은 내각 내부에 있다. “최저임금도 원인 중 하나다. 근로시간단축도 개선해야 한다”며 기획재정부 장관이 동의하고 나섰다고 한다.

최저임금은 책임이 없다. 노동시간단축도 책임이 없다. 이들에게 누명을 씌우면 안 된다. 겉보기에는 두 요인이 고용악화 주범으로 보이지만 실은 아니다. 적어도 주요한 원인은 절대 아니다. 예를 들어 다단계 먹이사슬 경제의 최말단에서 어려움을 겪는 영세·중소 사업자가 그들만큼이나 어려운 노동자들의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정부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만약 모른다면 필자도 할 말이 없다). 경제부처 장관들이라면 지금이라도 원인을 분석하고 처방하는 게 우선이지 않는가. 먹이사슬을 풀 수 있는 이는 힘없는 최저임금 당사자가 아니라 경제부처 장관들이 아닐까.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변호사) (94kimhyung@daum.net)

김형동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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