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청소·경비·시설관리 노동자 10명 중 6명은 직장내 괴롭힘을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비정규직일수록 직장내 괴롭힘을 많이 당했다. 노조활동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한국노동연구원이 9일 내놓은 ‘청소경비시설관리 노동자의 직장내 괴롭힘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23개 사업장의 청소·경비·시설관리 노동자 328명 중 58.8%인 193명이 한 번 이상 직장내 괴롭힘을 경험했다. 조사에 응한 노동자들의 86.7%는 용역업체 소속이었다. 대부분 대학이나 대학병원, 국립국악원·구립도서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다.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경험한 괴롭힘 유형은 해고 협박이나 업무배제 같은 업무상 괴롭힘(20.9%)이었다. 비하발언이나 노동자 간 이간질, 사적업무 지시 등 ‘인격적 괴롭힘’을 당한 이들이 20.1%였다. ‘노조활동을 이유로 한 괴롭힘’은 16.3%, 폭행이나 위협을 포함한 ‘물리적 괴롭힘’은 13.7%로 뒤를 이었다. ‘성적인 괴롭힘’도 10.1%나 됐다.

고용형태별로 보면 비정규직(61.4%)이 정규직(41.9%)보다 직장내 괴롭힘을 당한 비율이 높았다. 고용이 불안정할수록 직장내 괴롭힘이 많다는 얘기다. 노조 내 지위에 따라 직장내 괴롭힘 노출 정도를 살피니 대의원이나 분회장 같은 노조간부 70.8%가 직장내 괴롭힘을 당했다. 평조합원은 55.3%였다. 노조간부들이 표적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정흥준 부연구위원은 “고령친화 직종에서 직장내 괴롭힘이 두드러지게 관찰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며 “비정규직일수록 괴롭힘을 많이 당하는 만큼 상시업무 용역노동자들의 정규직화가 직장내 괴롭힘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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