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자은 기자
“진짜 쿠팡맨의 목소리를 들어 달라는 간절한 바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사측은 명절시즌에는 쿠팡맨들에게 연장근무와 특근을 강요하고, 이 시기가 지나면 대규모 계약해지를 하거나 취업규칙을 변경해 임금을 동결했습니다. 올해 추석을 앞두고 또 특근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쓰고 버리는 소모품이 아닙니다.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쿠팡맨이 되고 싶습니다.”

울산에서 근무하는 쿠팡맨(배송 직원) 최세욱(36)씨가 울먹이며 말했다. 쿠팡맨들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장시간 노동실태를 증언했다. 기자회견은 정의당과 공공운수노조가 주최했다.

공공운수노조 쿠팡지부(지부장 하웅)는 회사가 예고한 ‘블랙아웃데이’의 불법성을 지적했다. 회사는 지난달 31일 추석 전 블랙아웃데이를 운영한다고 공지했다. 추석연휴 전후인 이달 16~22일과 다음달 1~2일 총 9일 동안 연차휴가 사용을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회사는 “16~22일은 전원 주 6일 근무로 운영한다”며 “블랙아웃데이 운영 원칙 위배시 불이익이 있다”고 밝혔다.

하웅 지부장은 “협조 요청이 아니라 불이익을 준다는 협박성 공지 때문에 쿠팡맨들이 더 반발하고 있다”며 “회사측에 사과와 공지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맨들은 하루 평균 10시간을 근무한다. 지부는 “주 6일 근무면 60시간이 넘는 불법적 업무지시”라며 “추석 특수성을 감안하면 연장근무가 더 길어져 70시간이 넘는 초장시간 근무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지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44개 배송센터에 소속된 쿠팡맨 3천여명 중 정규직은 30%, 계약직이 70%다. 쿠팡은 지난해 2~5월 216명의 쿠팡맨을 계약해지했다. 김태인 노조 부위원장은 “쿠팡은 배송기사를 직접고용하면서 호평을 받았지만 실상은 쿠팡맨 3천명 중 70%가 계약직”이라며 “연차휴가 사용을 막고 주 6일 60시간 이상 근무를 강요하는 블랙아웃데이 운영을 막아 내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