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특별채용과 연관된 강제 전적을 중단하기로 함에 따라 비정규 노동자들이 파업 점거농성을 해제했다.

5일 노동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기아차비정규직지회(지회장 김수억)는 전날 기아차 화성공장 도장·플라스틱 공정 작업장 점거농성을 중단했다. 지회 조합원들은 지난달 30일부터 파업 후 점거농성을 했다.

기아차가 도장·플라스틱 공정을 담당하는 사내하청업체 3곳과 계약을 해지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회사는 그곳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165명의 전적을 추진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조치로 보인다. 기아차와 노조 기아차지부는 2016년 10월 특별채용 방식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합의했다. 회사 필요에 따라 일부 인원을 순차적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지회는 전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일괄적인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기아차는 최근 3차 특별채용을 통해 208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들을 작업공정에 배치하는 과정에서 사내하청업체 계약해지와 강제 전적이 추진된 것이다.

파업농성은 격렬한 충돌 속에서 전개됐다. 기아차는 “도장·플라스틱 공정 인원배치를 방해하는 것은 향후 사내협력업체 인원의 정규직 전환을 가로막는 행위”라고 주장하며 직원들을 동원해 비정규 노동자들의 농성을 해제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지회 조합원이 척추뼈가 부러져 전치 10주의 중상을 입었다. 김수억 지회장은 조합원 폭행시도 중단을 요구하며 목에 밧줄을 걸고 농성을 했다.

농성이 길어지면서 기아차·지회·기아차지부 화성지회 3자 협의체가 꾸려졌다. 이들은 동의하지 않은 지회 조합원은 전적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김수억 지회장은 "정규직 전환을 쟁취하지 못하면 특별채용에 따른 강제 전적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비정규직 당사자가 아닌 노조 현대차지부와 기아차지부가 특별채용을 중단하고 법원이 판결한 정규직 전환을 쟁취하기 위해 함께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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