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자동차 부품계열사인 현대위아가 비정규 노동자들이 내건 현수막을 반복적으로 철거해 논란이 되고 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5일 “원청 갑질에 비정규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봉쇄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7월 지부 현대위아창원비정규직지회가 활동을 시작했다. 현대위아 본사가 있는 창원의 3개 공장에서 일하는 비정규 노동자가 가입대상이다. 지회가 생긴 후 복수노조 설립이 이어지고 있다. 지회는 회사와 단체협약을 맺지 못했다. 지회 간부들은 일하다 쉬는 시간을 활용해 선전물을 배포하고 현수막을 게시하고 있다.

현대위아는 지난달 30일 지회에 공문을 보냈다. 현수막 자진철거를 요구했다. "요청을 이행하지 않으면 강제로 철거하겠다"고 예고했다. 지회는 철거를 거부했다. 현대위아는 강제 철거에 나섰다. 10개 이상 현수막이 사라졌다. 노조 설립을 축하하고, 노조가입을 권유하는 내용의 현수막이었다.

현대위아는 정규직 노동자가 가입한 지부 현대위아지회 현수막은 건드리지 않았다. 노조는 이달 3일 현대위아에 항의공문을 보냈다. 노조는 “귀사의 행위는 하청노동자는 노조도 하지 마라는 반헌법적이고 반인간적인 폭력”이라며 “불법적으로 철거한 현수막을 원상회복시키지 않으면 현대위아 대표이사와 업무담당자를 절도·부당노동행위로 고발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그러나 이날도 지회 현수막을 철거했다. 현대위아는 "사유지 불법부착물로 시설관리 권한을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부는 “현대위아의 행동은 노조가 활동하는 어느 공장에서도 쉽게 벌어지지 않는 일”이라며 “현대위아 창원공장은 사유지가 아니라 비정규 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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