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하청업체 제화공들이 사측에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나흘째 집회와 노숙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는 3일 정오께 서울 성동구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브랜드인 슈콤마보니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코오롱은 하청업체 제화공 처우개선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지부는 △신발 한 족당 공임 3천원 인상 △소사장제 폐지 △연 1~2회 공임 협상 △조합원 차별 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집회에는 코오롱FnC 하청업체 제화공을 포함한 성수동 제화공 100여명이 참여했다.

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성수동 제화업체 노사는 3차 집단교섭을 했다. 코오롱과 하청업체를 비롯한 9개 업체가 교섭에 참석했다. 그런데 지부는 “코오롱FnC는 교섭에서 ‘본사가 할 일을 다했고 제화공들은 하청업체에 고용됐으니 본사가 책임질 일은 없다’고 말하며 책임을 회피했다”며 “코오롱FnC는 ‘노조가 계속 요구를 지속하면 성수동에서 제작하는 물량 1만족 중에서 절반 가까이를 다른 지역이나 중국으로 뺄 수밖에 없다’고 협박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지부는 “사측은 슈콤마보니의 기존 공임이 족당 7천원으로 다른 업체보다 높다고 주장했지만 슈콤마보니는 생산 과정이 복잡해서 다른 업체보다 제작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하루 생산 족수가 다른 업체보다 적을 수밖에 없고, 그래서 실제 코오롱 제화공 임금은 다른 업체보다 훨씬 적다”고 토로했다.

김종민 지부 조직차장은 “코오롱FnC 하청업체 제화공들은 지난달 31일부터 노숙농성을 하고, 매일 낮 지부와 함께 코오롱FnC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며 “코오롱FnC가 지부와 다시 만나 이야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구두업체 탠디 하청 제화공들이 농성을 통해 올해 5월 공임 인상에 합의한 뒤 성수동 제화공들도 일부 처우개선에 성과를 내고 있다. 노조는 올해 7월17일과 23일 각각 세라블라썸코리아(옛 세라제화)·고세제화와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라팡제화 노사는 지난달 29일 단체협약을 맺었다. 라팡은 이달 1일부터 공임을 저부(신발 밑창) 제화공 1천300원, 갑피(신발 윗부분) 제화공 1천500원씩 인상하기로 했다. 내년 2월1일부터는 각각 추가로 200원을 인상한다. 사측은 내년 3월1일부터 4대 사회보험과 퇴직금을 보장하고,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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