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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700만명, 절반으로 줄여야
▲ 인더스트리올 컨설턴트

비대한 자영업자 규모가 국민경제 발목을 잡고 있다. 자영업자를 영어로 self-employment(자기 고용)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자영업은 자신을 위해 일하는 사용자나 노동자, 무급가족노동자 등을 일컫는다.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율을 살펴보면 미국 6.3%, 캐나다 8.3%, 스웨덴 9.8%, 독일 10.2%, 일본 10.4%, 프랑스 11.6%, 영국 15.4%, 이태리 23.2%, 한국 25.4%다. 한국 자영업자 비율은 미국의 4배, 독일과 일본의 2.5배로 지나치게 높다. 주요국 가운데 한국보다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나라는 칠레(27.4%)·멕시코(31.4%)·터키(32.7%)·브라질(32.9%)·그리스(34.1%)다.

통계청 '2018년 7월 고용동향'을 보면 OECD가 말하는 자영업자 범주에 속하는 우리나라 인구는 688만명(취업자의 25.4%)이다. 세분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404만2천명(14.9%),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165만9천명(6.1%), 무급가족종사자가 116만9천명(4.3%)이다. 경제구조를 선진화하고 국민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자영업자를 줄여야 할까 늘려야 할까. 사회복지를 확대하기 위해 자영업자를 줄여야 할까 늘려야 할까.

결론은 분명하다. 경제발전과 사회안정을 바란다면 비공식 경제(informal economy)를 넘나드는 자영업자를 줄여야 한다. 개인적으론 2030년까지 달성할 중기 목표로 유럽연합 28개국 평균인 15%대, 2040년까지 달성할 장기 목표로 독일과 일본 수준인 10%대를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영업자 비율을 취업자의 15%로 조정하려면 290만명을 줄여야 하고, 10%에 맞추려면 420만명을 줄여야 한다. 줄인다는 것의 의미는 자영업자가 실업자가 되거나 일자리를 바꿔 자본가나 노동자, 혹은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이 있는 자영업자가 된다는 뜻이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경제체제·산업구조·기술혁신의 결과로 일자리의 52.0%가 컴퓨터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직업의 미래와 인적자원개발 전략>, 2016년). 이로 인한 사회구조 변동은 기존 자영업자의 대규모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자체 소비와 자체 생산이 가능한 자영업자는 살아남을 것이나, 경기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자영업자는 생존하기 어렵다.

숙박업·음식점업·금융보험업·도소매업·건설업·운수업·부동산업·개인서비스업은 '고위험' 업종에 속하는데, 주지하듯 이들 업종에서 자영업자 비중이 상당하다. 자영업자 규모를 20~30%대로 유지하는 낡은 정책을 버리고, 지속가능한 자영업은 지원하되 지속불가능한 자영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방향으로 산업고용정책을 전환하지 않으면 고용구조 후진성에서 기인하는 '고용쇼크'가 반복해 일어날 것이다.

자영업자 문제에서 드러났듯이, 고용노동부는 제대로 된 고용정책을 만드는 데 실패하고 있다. 고용보험이 대표적이다. 실업자 보호라는 원래 기능은 무너졌고, 실업자 부조는 양과 질에서 부실하기 짝이 없다. 그렇다고 고용 쪽에서 자원이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것도 아니다.

고용보험 직업훈련은 민간업체들에 아웃소싱된 지 오래다. 민간업체들은 노동시장 수요에 맞는 직업훈련을 제공하는 데 실패하고 있으며, 고용보험기금에 의존하는 자영업자로 전락하고 있다. 인더스트리 4.0과 디지털화, 일의 미래, 산업과 생산의 변동이라는 시대의 격변에 맞설 혁신적인 고용정책이 필요하다.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노동시장정책을 마련하고, 낡은 정책을 이름만 바꿔 우려먹는 구태를 청산해야 한다.

자영업자 700만명을 절반 수준인 350만명으로 줄이려면, 실업정책·사회보장·일자리 창출 등에서 혁신적인 정책과 제도가 준비돼야 한다. 10년 후에도, 20년 후에도 자영업자 비중이 20%대를 웃돈다면 한국 경제의 미래는 그만큼 어두울 것이다.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에 문제가 없다면 노동부 장관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새 장관 임명자는 '고용' 전문가로 조직안정에 필요한 인물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여기서 말하는 '고용'이 한물간 낡은 고용인지,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혁신적이고 생산적인 고용인지는 불명확하다. 새 장관을 맞는 노동부는 고용의 양에 집착하는 낡은 관행을 버리고 고용의 질로 전환하는 혁신과 창의의 길로 나아가야 간다. 현재로서는 기대보다 비관이 크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인더스트리올 컨설턴트 (industriallyoon@gmail.com)

윤효원  industriallyo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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