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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센코리아 '노조 약화' 의도한 희망퇴직 의혹직원 3분의 1 희망퇴직으로 퇴사 … 인위적 물량 축소로 경영위기 초래?
▲ 지난해 4월20일 파업 중인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유센지부 조합원들이 서울 상암동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노조파괴 중단을 요구했다. <윤자은 기자>
일본계 물류·운송업체인 유센로지스틱스코리아(Yusen Logistics Korea)가 희망퇴직을 악용해 조합원 규모를 대폭 줄이고 노조를 약화시키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노조 파업 이후 인위적으로 물량을 줄여 경영위기를 초래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합원 희망퇴직은 수락, 비조합원은 반려?

28일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유센지부(지부장 박종원)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30일 희망퇴직 인사발령을 공고했다. 전체 직원 140명 중 3분의 1이 넘는 50명의 사직이 결정됐다. 지부는 “희망퇴직 신청자 가운데 조합원은 35명 중 1명만 반려하고 비조합원은 26명 중 10명을 반려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조합원을 줄이려는 사측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희망퇴직을 신청한 조합원 34명이 퇴사했다. 지부 가입 대상자 대비 조합원 비율은 희망퇴직 전 50%에서 39% 줄었다.

그런데 회사는 희망퇴직 공고 열흘 뒤 정규직과 계약직 구인공고를 냈다. 희망퇴직한 조합원을 계약직으로 다시 채용한 사례도 있다. 지부는 “회사가 조합원 다수가 배치된 물류창고를 폐쇄하려고 고객사를 고의로 이탈시킨 정황도 있다”며 “회사에 희망퇴직자 선정기준을 물었지만 기준이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회사 운영을 위해 필요한 인력을 남긴 것이지 조합원인지 비조합원인지는 판단기준이 아니었다”며 “노조를 약화시켜 회사가 얻을 이익이 없다”고 반박했다.

지부가 회사 속내를 의심하는 배경에는 노사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회사는 2016년 지부 전·현직 간부 5명을 다른 직원이 없는 고립된 부서로 발령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판정했다. 지난해에는 지부에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회사는 또 2016년 서울남부지법에 조합원지위 부존재확인청구 소송을 냈다. 부서장은 사용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노조 가입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1심에 이어 올해 5월 2심도 사측이 패소했다.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파업 전 물량 회복하면 경영위기 없다”

지부는 지난해 3월부터 7월까지 네 달간 파업을 한 뒤 복귀했다. 그런데 다른 회사로 넘어간 물량을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해운물량의 경우 수출은 절반으로, 수입은 70%로 줄었다. 지부 관계자는 “파업 전에는 당사가 유센 전체 네트워크의 한국 발착 항공 및 해상화물을 100% 처리했다”며 “파업 전 물량만 회복하면 곧바로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의 부당노동행위와 부당전보, 단협 해지에 맞서 헌법에 보장된 파업권을 행사했을 뿐”이라며 “사측이 당시 파업을 핑계로 지금도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지부에 "임금교섭을 원만히 타결하면 노사관계가 안정화됐다는 내용의 고객 안내문과 해외네트워크에 대한 안내문을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임금교섭은 조기에 타결됐지만 회사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노사가 올해 3월부터 이달까지 10여 차례 진행한 교섭에서 사측은 직급에 따라 적게는 7%에서 많게는 19%까지 임금을 삭감하는 안을 제시했다. 올해 상여금 미지급과 3년간 무분규 선언도 요구했다.

지부는 사측 요구안을 거부하고 있다. 지부는 다음달 4일 조합원총회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박종원 지부장은 "사용자는 신의성실의 원칙하에 노동자가 신뢰할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며 "그래야 건강한 노사상생의 길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윤자은  bor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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