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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성실한 노무부서 '고용노동부'이지영 변호사(법무법인 덕수)
▲ 이지영 변호사(법무법인 덕수)

지난 22일 태풍 솔릭이 오기 전 갑작스러운 불볕더위 아래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삼성 노조파괴 유착의혹 고용노동부 신속수사 촉구 공동기자회견. 9월 초 공소시효 만료를 눈앞에 두고 노동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지 않는 검찰에 대한 항의였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불법파견을 폭로한 뒤 2013년 6월24일부터 한 달간 노동부가 삼성전자서비스에 대한 수시근로감독을 했다. 그해 7월19일 발표된 근로감독 결과는 “원청에서 최초 작업지시부터 최종평가에 이르기까지 하청근로자들을 실질적으로 지휘·명령하고 있다”는 것이었다(삼성전자서비스 수시 기획감독 보고서). 적법도급이 아닌 '불법파견'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노동부 공무원들은 삼성전자와 접촉하면서 무리하게 감독기간을 연장하고, 감독대상자인 삼성전자서비스와 자율개선 협상까지 했다. 결국 9월16일 “불법파견이 아니다”는 수시근로감독 결과가 발표됐다.

어떻게 두 달 사이에 정반대 결과가 나왔을까. 주목할 인물은 당시 직책으로 권영순 노동정책실장·권혁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 그리고 정현옥 차관이다. 7월23일 권영순 노동정책실장·임무송 근로개선정책관·박화진 노사협력정책관·권혁태 서울노동청장·하미용 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 등 22명은 긴급히 회의를 열어 ‘감독기간 연장, 감독대상 확대, 외부전문가 자문’을 결정했다. 주무부서인 고용차별개선과 의견과는 정반대였다. 이례적인 것은 감독실무와 무관한 권혁태 서울노동청장이 참석했다는 점이다. 권 청장은 회의 소집을 강력히 요청하고 불법파견 판단에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 냈다고 한다.

같은해 8월9일 고용차별개선과는 '삼성전자서비스 수시감독 관련 향후 조치방향'이라는 문건을 작성했다. 권영순 노동정책실장이 정현옥 차관 지시를 받고 작성한 것이다. 주요 내용은 "출구전략으로 삼성의 개선안을 받아야 한다는 것, 권영순 노동정책실장이 황우찬 삼성전자 상무를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근로감독관은 형사소송법에 의해 노동부문 수사를 할 수 있는 특별사법경찰관이다. 노동부 관계자가 삼성전자 관계자를 만나는 것은 경찰이 범죄 혐의자를 만나 수사정보를 알려 주는 것과 같다. 황우찬 상무는 권혁태 서울노동청장과 행정고시 34회 동기다. 권 청장이 자기 관할도 아닌데 삼성전자서비스 불법파견을 검토하는 근로감독회의를 긴급히 요청했는지 이해되는 대목이다.

8월19일 삼성전자서비스는 '자율개선 제안 내용'을 제출했다. 고용차별개선과는 8월28일 '삼성전자서비스 수시감독 관련 향후 추진일정'을, 9월5일 '삼성전자버시스 개선 제안 내용'을 작성했다. 구체적인 불법파견 표지를 적시하고, 개선방향을 조언했다. 일선 근로감독관 감독에서 불법파견 요소가 드러났음에도 노동부가 기간을 연장해 삼성전자서비스에 불법파견 증거를 인멸하라는 자문을 하고, 인멸 기간까지 준 것이다. 결국 9월16일 노동부는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위장도급도 불법파견도 아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삼성전자서비스주식회사 수시 기획감독 결과보고). 불법파견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은 삼성전자서비스는 이후 노조간부 표적감사를 했다. 5개월 사이 600명의 조합원이 노동조합을 탈퇴했다. 급기야 10월31일 표적감사 대상자였던 최종범 조합원이 자결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이례적으로 2013년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근로감독 결과 보고서를 제출했다. 근로감독기간이 연장된 후 같은 사실관계에 대해 불법파견이 아닌 것처럼 부연설명한 것이 9월 보고서다. 그러나 노동부는 불법파견 민사재판 과정에서 위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제출한 보고서는 앞 보고서에 기재된 불법파견 징표를 축소·은폐하거나 심지어 허위기재·누락한 요약본이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고발한 노동부 공무원에 대한 범죄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공무상비밀누설죄·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죄·직무유기죄 등이다.

검찰은 한 차례 압수수색을 한 후 피고발자 소환을 하지 않았다. 권영순 전 노동정책실장은 현재 노동부 산하기관인 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이다. 권혁태 전 서울노동청장은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이다. 정현옥 전 차관은 다른 기관에 가지 못한 채 등산을 하면서 지내는 듯하다(2018년 8월12일자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보도). 범죄 혐의에 대해 질문하는 기자에게 이들 모두 "검찰 앞에서 말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하루빨리 이들을 소환해야 한다.

이지영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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