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X 승무원과 역무원, 차량관리사, 콜센터 상담원 등 철도공사 외주노동자들이 21일 오후 서울역사에서 철도공사의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문화제를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일 시킬 땐 프로정신을 요구하고 직접고용을 얘기할 땐 단순노무 취급합니다. 열차에 탑승한 승객 모두가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해야죠. 철도 직무 중 안전과 무관한 직무는 없습니다.”

정명선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조합원의 목소리가 서울역에 퍼졌다. KTX 승무원과 열차정비원·역무원·상담원 등 철도 업무를 하지만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아닌 코레일관광개발·코레일테크·코레일네트웍스 같은 자회사 소속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이 한목소리로 코레일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철도노조는 21일 오후 서울역 3층 맞이방에서 외주업무 환원, 상시·생명·안전업무 직접고용 요구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역에서 매표업무를 하는 김민형 코레일네트웍스지부 부지부장은 “자회사에 소속된 우리는 전철을 이용하는 승객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매 순간 소통하며 일한다”며 “코레일은 단순 매표·단순 안내업무라고 하지만 역에서 승객과 관련한 사고가 일어나면 우리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승무원들은 대부분 열차에서 승객을 구조한 경험을 갖고 있었다. 지난해 9월 열차 안에서 쓰러진 승객을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을 한 경험을 이야기한 조소리(29)씨는 “정규직 열차팀장과 같은 업무를 하며 생명을 살리고 안전을 지키는 업무를 함께하는데도 승무원에게는 안전업무가 아닌 '협조'라는 꼬리표가 달린다”며 “코레일이 승객 안전을 외면하고 승객 안전을 위해 일하는 승무원에게 자괴감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승무원 김민영(31)씨는 “승객들도 당연히 승무원들에게 안전과 관련한 요청을 한다”며 “코레일에 직접고용돼 안전교육을 이수한 뒤 승무원 역할을 제대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자회사에서 안전교육은 필수교육이 아니다.

김갑수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외주화된 상시·지속업무를 반드시 되찾아 올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철도 정규직 전환을 위한 노·사·전문가 협의기구는 KTX 열차승무·역무·콜센터·입환업무를 직접고용할지, 아니면 자회사 체계를 유지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전문가들의 조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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