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자은 기자
대구가톨릭대의료원 파업이 길어지는데도 교섭이 이뤄지지 않자 파업노동자들이 주한 교황대사에게 문제 해결을 호소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가톨릭대의료원분회는 21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톨릭재단 운영 의료시설에서 있을 수 없는 노동착취와 직장내 갑질 문제가 대구가톨릭대의료원에서 발생했다”며 “파업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고 직장내 갑질 문제와 불투명한 회계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분회는 기자회견 뒤 청와대 인근에 위치한 주한 교황청대사관을 방문했다. 조합원 550여명의 손편지와 영어로 작성한 호소문을 앨프리드 슈에레브 주한 교황대사에게 직접 전달했다.

분회는 의료원의 높은 수익률에도 동종업계 최하 수준인 급여와 주 6일제 근무체계, 직장내 갑질 문제 해소를 요구하며 지난달 25일 파업을 시작했다. 의료원에서 17년 동안 일한 조합원 곽효선씨는 “밥도 못 먹고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가면서 최저임금보다 낮은 기본급을 받고 봉사와 희생만을 강요받으면서 노예처럼 일했다”며 “노동자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분회는 파업 이후 의료원측과 네 차례 본교섭을 했다. 그런데 이달 8일 이후로는 본교섭이 열리지 않고 있다. 김현상 노조 부위원장은 “대구가톨릭대의료원은 노동자들이 파업 중인데도 원장 신부가 노조와 대화하지 않고 있다”며 “주한 교황대사가 나서 의료원 문제를 바로잡고 의료원 노동조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의지를 밝혀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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