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성심병원 노동자들이 노조 설립 4개월 만에 임금인상과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파업을 예고했다. 보건의료노조 강동성심병원지부는 20일 오후 서울 길동 병원 로비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병원의 전향적인 입장변화만이 파업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강동성심병원은 시간외수당 미지급 등으로 노동자 임금 240억원을 체불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노동자 30여명은 올해 4월 보건의료노조에 가입했다. 가입 대상자의 91%에 가까운 665명이 지부 조합원이 됐다. 지부 결성과 함께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시작됐다. 지부는 △임금 9.3% 인상 △인력충원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요구안으로 내걸었다.

지부는 “규모가 비슷한 다른 병원보다 조합원들의 임금이 현격히 낮은 수준이라서 적정임금을 요구하는 중”이라며 “간호사들이 심각한 인력부족으로 주휴일을 보장받지 못하고 주말에 출근하는 이른바 ‘마이너스 오프’에 시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병원측은 수용불가 입장을 보였다. 이달 14일 열린 10차 교섭에서도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노사는 지난 17일 11차 교섭을 갖기로 했는데, 당일 병원측이 교섭을 취소했다. 지부는 같은 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지부는 쟁의조정 기한이 만료되는 다음달 3일까지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필수유지인력을 제외한 조합원들이 파업에 들어간다.

지부 관계자는 “중앙공급실 소독업무같이 최소한 회사가 업무지시를 내리는 파견노동자들은 직접고용하라는 것이 우리 요구인데, 회사가 이를 포함해 다른 요구안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할 뿐 자신들의 제시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측은 이와 관련해 “경영 상황을 두고 상호 간 입장차가 발생한 상황으로 외부에 공개할 수는 없지만 회사 역시 노조 요구에 구체적으로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며 “노동위원회 중재로 쟁의조정이 원만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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